↑ 사진=연합뉴스 |
구제역 항체 형성률이 100%로 나온 충북 보은의 한우농장에서도 의심증상 소가 5마리나 나와 백신 접종과 당국의 항체 검사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연천 젖소 사육농가 역시 90%의 높은 항체 형성률을 보였던 터라 철저한 항체 검사는 물론 백신만 맹신할 게 아니라 추가적인 방역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11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보은군에서 두 번째로 구제역이 발생한 탄부면 구암리 한우농장에서 기르는 소를 살처분하는 과정에서 이 농장주가 인근에서 운영하는 또 다른 한우농장에서도 침흘림 등 이상 징후를 보이는 소 5마리가 발견됐습니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확진 농장 142마리, 추가 의심 소가 나타난 농장 97마리, 이 농장주 부인 소유의 옆 농장 126마리 등 3개 농장 한우 365마리를 모두 살처분했습니다.
문제는 추가 의심 소가 나타난 농장의 항체 형성률입니다.
앞서 충북도는 이들 3개 농장의 항체 형성률을 검사했는데 확진 농장은 30%, 부인 소유의 농장은 6%에 그친 반면 추가 의심 소가 나온 농장은 100%로 나왔습니다.
결국 정부가 긴급 처방으로 꺼내 든 백신 접종이 구제역을 100% 막을 수단은 아니라는 점이 방증된 셈입니다.
지난 8일 'A형' 바이러스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연천 젖소 사육농장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농장의 항체 형성률은 'A형'이 90%, 'O형'이 52%였습니다.
이처럼 법적 항체 기준치인 80%를 크게 웃도는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거나 의심증상 소가 나타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옵니다.
우선 항체 형성률을 산출하는 조사 방법에 문제일 수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항체 형성률을 조사할 때 통상 농가당 16마리의 소를 무작위로 뽑아 검사합니다.
문제의 보은 한우농장 역시 전체 97마리 중 16마리를 조사해 모두 항체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81마리 소들도 모두 항체를 가지고 있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규모가 큰 농장일수록 오차범위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방역 당국에서는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실제 백신 접종에 의한 항체 형성률보다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입장입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10일 경기 연천 젖소 농가의 항체 형성률과 관련 "바이러스 감염 4∼7일 후부터 항체가 형성됨에 따라 백신 접종에 의한 항체 형성률과 감염에 의한 항체 형성률이 더해져 90%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38%가량 항체 형성률이 향상됐고, 백신 접종에 의한 항체 형성률은 이를 뺀 50% 정도로 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100%의 보은 한우농장의 경우도 아직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구제역 바이러스 때문에 항체 형성률이 높게 측정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앞서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 젖소농장과 전북 정읍 한우농장은 각각 19%와 5%에 그쳐,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항체 형성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주장에는 의문이 따릅니다.
일부에서는 방역 당국이 백신 접종만을 맹신한 나머지 차단방역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기도 관계자는 "연천의 경우 높은 항체 형성률에도 발병한 것을 보면 차단방역을 소홀하게 했을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안심하지 말고 농가에 바이러스가 유입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전날 서울청사에서 열린 민관합동 구제역·조류 인플루엔자(AI) 일일점검회의에 참석해 "전국의 소·돼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면 군(軍)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