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한 신사복 차림에 머리숱이 많은 50대 중년 남성이 시내버스 안에서 소매치기를 하는 범행 장면이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이 남성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고도 수사에 애를 먹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잡고 보니 대머리였던 거죠.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말쑥한 신사복 차림으로 시내버스에 오르는 한 남성,
잠시 뒤 내릴 때가 됐는지 뒷문 앞에 섭니다.
주위를 몇 번 두리번거리더니 갑자기 앞사람 가방에 슬그머니 손을 집어넣습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가방 속에서 지갑만 쏙 빼냅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전문 소매치기임을 직감하고, 동종 전과자들을 샅샅이 뒤졌지만, 허사였습니다.
열흘 뒤 이 남성이 썼던 교통카드로 버스를 타는 한 남성이 포착됩니다.
이번에는 모자를 쓴 대머리였고, 옷차림도 너무 달랐습니다.
또다시 미궁에 빠진 사건
그런데 알고 보니 두 명이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끈질긴 추적 끝에 밝혀진 이 남성은 57살 박 모 씨로 가발을 쓰고 다니는 대머리였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이곳에서 덜미를 잡힌 박 씨는 검거 당시에도 가발을 쓰고 있지 않아 경찰을 또 한 번 헷갈리게 했습니다."
▶ 인터뷰 : 최성호 / 부산 서부경찰서 형사2팀 경위
- "원래 대머리였기 때문에 가발을 썼다고 하는데, 범행을 위한 하나의, 혼선을 주기 위한 한 방법이 아니었나…."
절도 전과만 15범인 박 씨는 출소 5개월 만에 또다시 구속됐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