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국 곳곳에 예산 10억 원을 들여 폐건전지 수거함 2만 개를 설치했는데요.
설치하는 데만 급급하다 보니 결국 5만 원짜리 쓰레기통을 공급한 셈이 됐습니다.
민경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주택가입니다.
곳곳에 각종 분리수거함이 보이지만 폐건전지 수거함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습니다.
주민들도 위치를 모르긴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홍재희 / 마을 주민
- "(위치는) 잘 모르겠어요. 건전지 버리는 곳은 없어요."
▶ 인터뷰 : 최옥순 / 마을 주민
- "(건전지는) 일반 쓰레기봉투 거기다 그냥 버려요."
수소문 끝에 찾은 폐건전지 수거함은 엉뚱하게도 동네 보건소 건물 한구석에 있었습니다.
제 역할은 하고 있을까.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이 녹색 상자가 바로 폐건전지 수거함입니다. 열어 보니 안에는 각종 쓰레기만 놓여 있을 뿐 폐건전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2008년 세금 10억 원을 들여 2만 개를 전국에 설치했지만 결국 쓰레기통으로 전락했습니다.
하나에 5만 원짜리 쓰레기통이 된 셈입니다.
폐건전지는 의무 재활용 대상이지만 수거가 잘 안 되다 보니 재활용률은 20% 수준, 다른 폐기물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습니다.
▶ 인터뷰(☎) : 김태희 / 자연순환사회연대 사업국장
- "건전지에는 보통 니켈이라든가 카드뮴 그런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재활용이 안 돼) 매립이나 소각이 되면 환경 중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폐건전지 함을 단독주택가나 원룸 촌 등에 추가 설치하는 등 실효성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business@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