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66층 짜리 '메타폴리스' 주상복합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14명이 연기흡입 등으로 경상 피해를 입었다.
어린이 놀이시설 철거 도중 발생한 용접 불꽃이 가연성 소재로 만들어진 놀이 시설에 튀어 불이났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용접·용단시 안전 주의의무와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화재 위험성이 도마에 올랐다.
5일 경기 화성동부경찰서와 화성소방서 등에 따르면 화재는 4일 오전 11시께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단지 내 4층짜리 부속 상가 건물 3층에서 발생했다.
불은 1시간 1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화재 발생 지점인 뽀로로 파크(264㎡·80평)안에서 철거 작업을 하던 용접 전문가 정모씨(50)와 철거업체 현장소장 이모씨(62), 같은 층 두피관리샵에 있던 강모씨(44)와 직원 강모씨(27) 등 4명이 숨졌다.
이와함께 같은 건물 안에 있다 유독가스를 들이 마신 14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대부분 퇴원했다. 이외 수십명이 병원에 가지는 않았지만 약한 연기 흡입으로 어지럼증 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는 주말 점심시간 전이라 상가내 유동인구가 많은데다, 화재 발생 지점인 뽀로로 파크에 가연성 소재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뽀로로 파크는 지난달 계약을 만료하고 철수했으나 펭귄 뽀로로가 사는 극지방을 연출하기 위해 스티로폼 등으로 꾸민 가연성 소재는 현장에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철거업체 직원 9명(일용직 7명)과 건물 관리실측 직원 1명 등 10명이 뽀로로 파크내 철골 등 부속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때 발생한 유독가스가 미로처럼 연결된 복도를 타고 확산해 인명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고용노동부, 가스안전공사 관계자 등과 합동 화재 감식을 벌인 경찰은 "작업 인부들이 뽀로로 파크내 중앙부 철제구조물을 절단하던 중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되며 이 곳에서 산소절단기 등 장비가 발견됐다"면서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은 2주 뒤께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용접(산소절단) 작업 중 불이 난 게 맞는지, 불이 왜 그렇게 커졌는지, 당시 내부에 어떤 가연성 소재가 있었는지, 소방시설이 작동한 게 맞는지 등에 대해선 아직 확인된 게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화재 현장에서 산소절단기 장비와 가스용기 등이 발견됐고, 일부 목격자가 폭발음을 들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절단 작업 중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안전조치 미이행 여부를 조사해 공사 관계자의 책임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어린이 놀이시설이 문을 닫은 상태에서 화재가 나 어린이 피해는 없었으나 전국 상당수의 어린이 놀이시설이 내장재로 스티로폼과 같은 가연성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어린이 놀이시설은 아이들이 다칠 위험성, 입에 닿았을 때 유해성 등을 검증해 안전인증을 하지만 화재가 났을 때 안전성까지 확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불이 쉽게 붙는 재료나 유독성 가스를 유발하는 재료를 어린이 놀이시설로 사용하는 부분에 대한
동탄 메타폴리스는 최고 66층을 자랑하는 동탄신도시내 랜드마크로 상가 건물 2동, 주거동 4개동(1266세대)으로 구성돼 있다. 다행히 불은 주거동 까지 번지지 않았으나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일대를 휘감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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