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조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류철균(51·필명 이인화) 이대 신산업융합대학 융합콘텐츠학과 교수를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류철균씨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공소 사실 요지는 정유라씨가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시험을 안 봤는데도 학점을 부여하고 이에 대해 교육부 감사와 수사가 시작되자 조교들을 시켜 대리 답안지를 작성하게 한 이후 교육부 감사관에게 제출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 조사 결과 류 교수는 작년 1학기 자신의 수업 'K-MOOC: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에 정씨가 출석하지 않고 시험도 안봤는데도 합격을 의미하는 'S' 성적을 주는 등 최씨 모녀의 청탁을 들어줬다.
2015년 초 이대 신산업융합대학(당시 건강과학대학)에 입학한 정씨는 같은 해 1학기 학사경고를 받자 최씨와 함께 김경숙 당시 학장에게 '강의에 출석 등을 하지 않아도 학점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최씨 모녀는 작년 4월에는 류 교수를 직접 만나 학점 특혜를 부탁했다. 당시 류 교수는 김경숙 전 학장의 거듭된 요구에 따라 최씨 모녀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무렵 정씨의 이대 학사 특혜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와 교육부 감사가 시작되자 류 교수는 비리를 숨기려고 조교 2명에게 정씨 이름으로 된 기말고사 답안지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정씨가 기말고사를 본 것처럼 출석부도 조작하라고 했다.
류 교수에게는 업무방해 혐의 외에도 사문서위조 교사, 증거위조 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류 교수는 교육부 감사에서 위조된 기말고사 답안지를 증거로 제출했고 조교 2명에게는 답안지 작성 경위에 관해 '모른다'는 허위 진술을 하라고 시켰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위조사문서 행사, 위조증거 사용,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적용했다.
류 교수가 기소됨에 따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특검팀이 기소한 두 번째 피의자가 됐다.
1990년대 초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베스트셀러 소설 '영원한 제국'을 쓴 작가인 류 교수는 최근에는 게임·디지털 스토리텔링 연구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97년작 '인간의 길'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특검팀은 정씨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류 교수 외에도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 김경숙 전 학장 등을 구속했다. 정씨에게 학점 특혜
특검팀은 18일 정씨를 둘러싼 이대 학사 비리 의혹의 정점에 있는 최경희 전 이대 총장도 처음으로 소환했으며, 이날 다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곧 최 전 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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