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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설 승차권 예매 대란 직후 SRT가 올린 사과문. [이미지출처 = SRT 홈페이지 캡처] |
새벽 5시부터 일어나 일찌감치 예매를 준비했던 직장인 이우준 씨(30)는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이라는 오류메시지만 수 십 번 본 것 같다"며 "SRT에 전화해 항의했더니, 홈페이지 오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가 없는데 왜 항의를 하냐는 식으로 응대해 더 화가 났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개통 후 첫 명절을 앞두고 설 승차권 예매를 시작한 수서고속철도(SRT)가 첫날부터 서버가 먹통이 되는 등 문제점을 드려내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SRT가 정식으로 개통하기 전부터 크고 작은 문제점을 노출해온 바 있어 이번 설 승차권 대란 역시 '예고된 참사'란 지적이다.
12일 SRT는 오전 6시부터 공식 홈페이지와 지정된 역 창구를 통해 설 승차권 예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많은 접속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이라는 오류 메시지가 뜨거나 홈페이지 화면이 나타나도 곧바로 접속이 끊기는 등 오류가 반복됐다.
가까스로 예매 버튼을 눌러도 '예약 접속까지 최장 60분 이상 소요될 수 있다'며 예약이 오랫동안 지연됐다. 접속 대기자 수는 실시간으로 계속 줄어들었지만 정작 차례가 오기 전에 사이트 접속이 다시 끊기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이용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다.
이번 SRT의 설 승차권 대란은 사실 예고된 참사다. 앞서 지난해 12월 9일 정식 개통을 전후로 미숙한 운영과 불안정한 시스템에 의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노출해왔기 때문이다.
개통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에는 시승행사를 앞두고 단시간에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예매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9일 정식 개통한 이후에도 표 반환을 신청한 승객들이 20여 일이 지나도록 환불처리가 되지 않는 등 미숙한 영업행태로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결국 개통 전후로 발견된 시스템 오류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은 채로, 이용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설 명절 승차권 예매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혼란을 키운 것이다.
새벽부터 많은 이용객들이 SRT 홈페이지와 '씨름'을 했다. 온라인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크롬이 아닌 '파이어폭스(Firefox)'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예매가 가능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로 승차권 대란이 진행 중이던 시간에 파이어폭스를 이용해 설날 승차권 예매에 성공했다는 이용객도 있었다.
이번 승차권 대란을 SRT의 안일한 고객 대응도 논란거리다. 이용객들은 설 명절 승차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정작 SRT 측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SRT 관계자는 "예매 시작 전 시험가동을 했을 때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며 "단순한 접속장애인지 아니면 과부하에 따른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세부 원인을 살펴본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운영사인 SR 측은 승차권 대란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오후 8시부터 시스템을 복구하고 역 창구 예매 시간을 기존 오전 9∼11시에서 오전 9시∼오후 3시로 연장 운영하기로 했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욱이
2시간 만에 예매에 성공했다는 김모(29씨는 명절에 홈페이지 접속이 몰리는 것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데 서버 확충도 제대로 안 했다는 것은 기본이 안 돼 있는 것 아닌가
[유준호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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