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을 목표로 하는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 3학년생 A군. A군은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 전형에 떨어졌다. A군은 결국 오는 4일까지 접수중인 정시전형으로 눈을 돌렸다. 이미 6번의 수시 기회에서 총 70만원 가량의 수시 전형료를 낸 A군은 정시 전형료 12만원(대학당 4만원으로 3번 지원)을 또다시 부모님께 손을 벌리게 돼 연초부터 죄송한 마음뿐이다. 매년 대학 입시철이 되면 반복되는 '수험생의 깊은 한숨'이 올해도 여전하다. 서민체감 경기가 바닥임에도 갈수록 대학들의 전형료 수입은 되레 늘어가며 입시생과 학부모들 어깨만 무겁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1일 교육부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전국 190개 4년제 일반대학(교육대, 방송통신대, 사이버대학 등 제외)의 입학 전형료 수입·지출 현황에 따르면 신입생 정시 전형료 총수입은 매년 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학년도 190개 대학에 81만4273명의 수험생이 낸 정시 전형료는 316억817만원에 달한다. 2015학년도(188개 대학)에 76만4632명이 307억6287만원을, 2014학년도(190개 대학)에 73만946명이 301억6292만원의 전형료를 지불했다. 반면 정시 모집인원(수시모집 이월 이전 최초 모집인원 기준)은 2014학년도 12만7624명, 2015학년도 12만7569명, 2016학년도 11만6162명으로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올해 2017학년도 입시에서는 처음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30%를 밑돌며 10만3145명을 모집한다. 정시 모집 인원 자체는 갈수록 줄고 있음에도 대학들의 전형료 수입은 늘고 있는 셈이다.
대입 정시 전형료는 인문·자연계열 일반전형(수능 100% 반영) 기준 4만원이다. 통상 수험생이 가·나·다 3개 모집군 모두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정시 전형료로 1인당 평균 12만원을 내는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정시 모집정원이 줄어들고 있지만 수시에서 탈락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정시경쟁률이 높아져 대학들 전형료 수입도 덩달아 늘고 있다”며 “결국 정시까지 봐야 하는 학생은 연간 100만원 가량의 전형료를 내고, 재수까지 할 경우 200만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10만원선인 수시전형료가 정시전형료(4만원)에 비해 두배 이상 비싼데도 학생들과 학부형들이 유독 정시 전형료에 대해 '대학의 폭리'라고 불만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있다.
수시와 달리 정시전형에서는 대학에서 들이는 비용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대학들의 정시 전형료 지출현황을 분석해 보면, 인건비 외에 지출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힘든 홍보비가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중앙대와 숭실대는 홍보비로 각각 3억5089만원과 2억8659억원을 지출했는데 비용내역 중 가장 비중이 높다.
전형료 4만원 가운데 5000원 가량이 공통원서 접수 대행사(진학사·유웨이중앙교육)에 주는 위탁수수료이고, 이외는 전부 대학으로 귀속된다. 실제 연세대의 정시 업무위탁 수수료 비용(3004만원)은 전체 비용(3억6335만원)과 수시 업무위탁 수수료(3억453만원) 대비 10%선에 불과하다.
'사교육계의 전설'로 통하는 손주은 메가스터디그룹 회장은 지난달 8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대입정시 설명회장에서 정시 전형료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손 회장은 "대학이 정시전형 전형료를 받는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인터넷으로 접수하고 수능 점수만으로 평가하는데 왜 돈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정시 전형료는 '0원'이어야 한다"며 "대학 입시로 대놓고 장사를 하는 우리나라 대학은 아주 비양심적"이라고 비판했다. 몰론 대학측은 정시 전형자체에 비용이 크게 들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필요한 비용이 많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학이 모집군을 변경하는 속내에는 전형료 수입을 극대화하려는 측면이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보내고 있다. 즉 경쟁대학이 없는 모집군으로 변경하면 학생들이 몰리게 돼 전형료 수입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올해부터 한 모집단위는 한 군에서만 학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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