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인 운전·수행기사에 대한 비인격적인 대우로 '갑(甲)질' 논란을 일으켰던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49)과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47)에 대해 검찰이 운전기사 폭행 혐의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법원이 정식재판에 회부하거나 피고인들이 "벌금형도 억울하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는한 이대로 벌금형이 확정된다.
1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박재휘)는 지난달 29일 이 부회장을 근로기준법 위반 및 강요미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에 약식기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사장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이들은 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재벌 3세' 경영인이다. 이 부회장은 대림그룹 창업주 고(故) 이재준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실질적인 그룹 후계자다. 정 사장 역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맏아들이다.
검찰은 이들이 각각 운전기사 1명을 손으로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방식으로 폭행한 것으로 보고 '사용자는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를 폭행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8조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 부회장에게는 검찰 조사를 받던 피해 운전자에게 진술을 번복하도록 종용한 강요미수 혐의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들이 피해 기사와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며 "단순 폭행 사건은 당사자끼리 합의하면 무혐의 처분을 내리지만 이 경우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여서 사법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3월께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라'고 운전기사에게 지시했다거나 인격을 비하하는 언행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잇달아 제기됐다. 정 사장도 회사가 고용한 운전기사 61명을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도록 하고 그중 자신의 개인 기사 1명에게 손주머니(파우치)를 던져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은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 혐의에 대해서만 사법처리 됐다. 당시 이들 기업은 수행기사들에게 이른바 '갑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직원이 노예냐'는 여론의 지탄을 받았지만 이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현행법에 없다. 가이드라인에는 '욕설을 들어도 참을 것' '운동복은 1시간 안에 초벌세탁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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