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전국의 '가임기 여성'수를 표시한 '출산지도'를 공개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가운데 제대로 된 사과가 이뤄지지 않아 비난의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앞서 행자부는 지난 29일 행자부는 저출산 문제 극복 대책으로 '대한민국 출산지도'라는 누리집을 공개했다. 누리집에는 전국 243개 지자체별 임신·출산 통계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지자체별 출산 장려책 등을 비교해 놓았다. 특히 전국의 가임기 여성(20~44세) 현황을 붉은색의 명도 차이로 확인할 수 있는 지도 모양의 그래픽을 만들어 보여준다. 가임기 여성 수에 따른 전국 순위도 매겨져 있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 극복 대책에 '가임기 여성 수'가 표기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내용의 항의가 빗발쳤다. 저출산 대책과 가임기 여성수의 상관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또 '출산지도(地圖)'라는 게 결국 정부가 사회적 여건이 뒷받침돼야하는 출산 문제를 두고 여성에게만 지도(指導)하겠다는 얘기냐며 비판의 각을 세우고 있다.
여성을 임신하는 기계 또는 가축 취급하냐는 비판이 우선 봇물을 이뤘다.
"내가 임신하는 기계, 동물도 아닌데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가?"(아이디 wogm****)라거나 "기분나쁘다못해 불쾌하다. 사람을 대놓고 가축취급하냐"(아이디 love****)고 지적했다. 나라에 성희롱을 당한 기분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가임기 여성의 나이대를 20~24세로 국한지은 것 역시 비판을 받았다.
'goku****'님은 "20~24세면 일반적으로 대학생이거나 한참 회사다닐 나인데 이게 출산대책이랑 무슨 상관이지? 애 낳는 가축 취급하는거나 마찬가지지"라고 지적했고 'ahnj****'님은 "가임을 따진다면 초등학생도 가능함. 생각할수록 끔찍한 행장처리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디 '1004****'님은 "애는 혼자 낳고 혼자 키우냐"며 이번 출산지도는 저출산 문제를 여성탓으로만 돌리는 지도라고 비난했다.
출산지도 대신 출산과 관련된 사회적 환경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되는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nkky****'님은 "임신을 해도 안 잘리고 임금 격차없고 유리천장 없는회사 분포표나 만들라"고 했다. 이 외에 많은 네티즌들이 '경력단절이 심한 지역 지도' 또는 '미혼 부모 지원 지도', '출산, 육아 지원하는 지역
현재 행정자치부는 논란이 된 출산지도 홈페이지를 닫고 '여론을 반영해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홈페이지 수정 작업 중'이라며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공지문을 올려놓았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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