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아줌마'는 靑 보안손님?…특검, '국정농단' 최순실과 관련 여부 집중조사
↑ 최순실 국정농단 / 사진=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이 아닌 '주사 아줌마'로부터 주사를 맞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특검이 포착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김영재 성형외과 의사,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등 '비선 의사'뿐만 아니라 무자격자로부터 불법 의료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 '세월호 7시간 의혹' 등과 맞물려 큰 파문이 일 수 있어 주목됩니다.
특검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와의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신원이 불분명한 '주사 아줌마'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 등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호성 전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을 진행한 결과, 이영선 행정관이 정 전 비서관에게 2013년 5월 무렵을 전후해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대여섯 차례 이상 보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문자 메시지들이 발견된 휴대전화는 지난 10월 검찰이 정 전 비서관 자택을 압수수색해 나온 휴대전화 가운데 한 대입니다.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외부에서 '주사 아줌마', '기 치료 아줌마'로 불린 인물들을 청와대에 수차례 들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자 메시지가 오간 시각은 밤 10시 전후였다고 합니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은 '비선 진료' 의사인 김상만씨가 청와대 공식 자문의가 되기 전 같은 방식으로 그를 청와대에 '보안 손님'으로 들여 박 대통령을 진료하도록 안내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특검팀은 이 '주사 아줌마'가 박 대통령을 진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특검팀은 청와대에 '보안 손님'으로 들어간 인물이 '주사 아줌마'로 불렸다는 점에서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자격을 갖추지 않은 인물이 불법 의료행위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최씨가 자신과 가까운 '주사 아줌마'와 '기 치료 아줌마'가 청와대에 들어가도록 주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앞서 특검팀은 최씨 집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와 육아도우미를 각각 소환 조사해 최씨가 집에 주사기와 태반주사 앰플 등을 다량 보관하면서 집으로 일주일에 한 번 가량 '주사 아줌마'를 불러 주사를 맞았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이들은 "최씨 집에는 주사기와 태반 앰플 등이 한 상자씩 보관돼 있었다. 주사 아줌마가 일주일에 한 번 찾아와 주사를 놓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최씨의 오랜 인연 등에 비춰볼 때 최씨가 집으로 수시로 부른 '주사 아줌마'가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속 '주사 아줌마'와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주사 아줌마'와 '기 치료 아줌마'의 신원 파악에 나선 상태입니다.
다만 최씨와 정 전 비서관 등은 이들의 신원 규명과 관련해 아직은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검은 '주사 아줌마' 수사를 통해 지금껏 공백으로 남은 청와대 '비선 진료'와 관련한 핵심 의혹을 풀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가 마약류로 지정된 일부 향정신성 의약품을 비롯해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 최씨가 자주 맞던 다량의 의약품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청와대 주치의, 자문의, 조여옥 대위 등 의무실 관계자 등은 박 대통령에 대한 처방과 처치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바 있습니다.
김상만 전 원장은 자문의로 임명되기 전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을 처방했습니다. 그런데 청문회장에서 박 대통령을 '그분'이라고 지칭하면서 주사제를 직접 전달하고 투약하는 법을 알려줬다는 취지의 증언을 해 처방은 있는데 도대체 누가 이 주사를 놓은 것인지 의문이 증폭된 바 있습니다.
아울러 특검팀은 최씨의 프로포폴 중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최씨에게 처방된 프로포폴이 실제 모두그에게 투약 된 것인지, 김영재의원에서 정상적으로 투여됐는지, 최씨 이름으로 처방된 프로포폴이 다른 이에게 흘러가지 않았는지 등을 수사 중입니다.
최씨는 2013년 10월께부터 올해 8월까지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일주일에 한 번꼴로 김영재의원을
특검 관계자는 "최씨 가사도우미 등을 조사해 '주사 도우미'의 존재에 관해 증언을 들은 상태"라며 "향후 관련 의혹 수사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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