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마을 담장에 그림을 그려 관광명소로 탈바꿈한 벽화마을이란 곳이 있는데요.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주민들은 하나, 둘 마을을 떠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속사정을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좁은 골목길을 따라 담장에 재미난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이색적인 풍경이 알려지면서 하루에만 수천 명의 관광객이 찾는 전주 벽화마을입니다.
▶ 인터뷰 : 정서영 / 부산 구서동
-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고 추억도 남길 수 있고…. "
그런데 마을 주민들은 달갑지가 않습니다.
급기야 주민들이 마을을 등지면서 빈집이 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5년 전만 해도 이곳 벽화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은 200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한집 건너 한집이 비어 있을 정도로 100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삭막하고 음산했던 마을 풍경이 달라지긴 했지만, 불편한 게 더 많아졌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전주 벽화마을 주민
- "(관광객들로) 시끄럽고 쓰레기를 여기저기 버리고 가니까 많이 불편하죠."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벽화마을은 담장에 그려진 그림이 사라졌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빨간색 페인트를 덧칠해 벽화를 없앤 겁니다.
▶ 인터뷰 : 수원 벽화마을 주민
- "여름에는 문 열어 놓으면 들여다보니까…. 조용히 구경만 하고 가면 주민들이 뭐라 그러겠어요?"
전국의 벽화마을은 130여 곳.
관광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고 있지만, 정작 마을 공동체는 조각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최홍보 VJ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