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전주를 찾았다.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는 28일 오전 11시 8분쯤, 50대로 짐작되는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와 "주민센터 뒤 천사공원에 돈을 놓았으니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 달라"는 짤막한 말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그가 말한 현장에서 A4 용지 박스 하나를 발견했고 그 안에는 지폐와 동전을 합쳐 5021만7940원이 들어있었다.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든 한해였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선물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쪽지도 담았다.
주민센터 측은 성금이 예년과 같은 A4용지 상자에 담긴 데다 전달한 이의 목소리나 메시지 내용 등을 감안할 때 지난 16년간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와 같은 인물로 보고 있다.
이번을 포함해 '얼굴 없는 천사'가 2000년부터 올해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4억9785만9600원에 달한다.
시는 이 같은 그의 선행을 기려 2009년 노송주민센터 옆에 "얼굴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또 그의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숫자 천사(1004)를 본 딴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지역 내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을 돕는 다양한 나눔과 봉사를 펼쳐오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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