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주 독감 환자수는 1천 명 당 61명, 특히 초중고 학생은 1천 명 당 152명을 기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방역본부는 독감 예방접종의 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학교엔 의심환자의 등교 중지와 조기방학을 권고했습니다.
독감이 유행한 지 한 달이 지난 뒤에 내려진 조치지요. 독감 확산을 막을 골든타임은 이미 훨씬 지난 뒤에 말입니다.
지난달 16일부터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 역시 2천만 마리, 거의 우리나라 닭과 오리의 7분의 1이 살처분 됐고, 안전지대로 꼽혔던 동물복지농장 마저 뚫리자 정부는 그제서야 뒤늦게 대책을 내놓습니다.
그 대책은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거였죠. 물론, 그럼 그 백신은 올해는 쓰지도 못합니다.
먹을거리는 물론 국민의 건강마저 위협받는 '국가재난 사태', 이렇게 된 이유는 뭘까요?
국회는 국정운영을 위해 여야정 협의체를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에 주도권을 넘기기 싫은 황 권한대행은 야 3당을 각각 따로 만나자며 역제안을 했죠.
국정 주도권을 쥐려는 야당은 당연히 거부했고, '기다린 사람처럼 대통령 행세부터 한다', '실패한 정권의 패전 처리 투수다'라며 맹공격을 퍼부었습니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사안에 비난의 소리만 높였죠.
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새누리당이 친박계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당정은 물론 여야간 협의조차 어려워졌습니다.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하는 황 권한대행, 도로 친박당이 된 여당, 대안없이 비판만 하는 야당…. 그 사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부부처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대신들은 위기를 이용해 권력을 차지하려고 당파싸움에 몰두하다 초기 대응에 실패했고, 결국 나라를 일본에 뺐겼습니다.
제대로 된 국가가 존재해야 정국의 주도권을 잡든, 놓치든 하는 것 아닐까요?
이제 주도권 싸움은 그만하고, 여·야·정이 서로 한 발씩 물러나서 국정을 논해야 합니다.
양보하고 협치하는 것이 지는 게 아닙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이런데서 나오는 거라는 걸, 초등학생도 배우는데 왜 그들은 모르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