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국정농단’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모교인 연세대학교에서 제적과 관련해 학칙을 위반했지만 졸업은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달 5∼14일 장 씨에 대한 학사관리 특혜의혹과 관련해 연세대 현장점검과 사안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장 씨와 같은 학칙을 적용받은 1996∼2012년 체육특기자 685명 중 장 씨를 포함해 115명이 재학 중 세 차례 이상의 학사경고를 받았지만, 대학이 제적처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대 학칙과 학사 내규에 따르면 매 학기 성적의 평량 평균이 1.75 미만이면 학사경고를 받게 되고 학사경고를 총 3회 받을 경우 성적 불량으로 제적된다. 연대는 이후 학칙을 개정해 2013년 체육특기자에 대해 제적 면제 조항을 신설했다.
1998년 연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한 장 씨는 1999년 2학기와 2001년 2학기, 2003년 1학기 등 3차례 학사경고를 받아 당시 학칙상 제적 대상자였지만 2003년 8월에 졸업했다.
다른 체육특기생 중에는 박모씨(경영학과)가 10회나 학사경고를 받았지만 졸업하는 등 11명이 8회 이상 경고를 받고도 졸업했다. 이밖에 7회 경고는 4명, 6회 경고 11명, 5회 경고 21명, 4회 경고 27명, 3회 경고 41명으로 조사됐다.
학과별로는 사회체육교육과가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체육교육과 27명, 경영학과 24명, 국문과 8명, 법학과 7명, 행정학과·스포츠레저학과 각 6명, 신문방송학과 3명, 사회복지학과 2명, 문헌정보학과·심리학과·정치외교학과 각 1명이다.
체육 종목별로는 럭비 풋볼 29명, 야구·축구 각 24명, 아이스하키 22명, 농구 15명, 승마 1명이다.
교육부는 그러나 법률 자문 등을 종합한 결과 제적조치를 받지 않은 체육특기생 115명에 대해 현시점에서 소급해서 졸업취소를 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체육특기생들이 졸업 이수 학점을 모두 취득했으며 학교에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에서다.
다만 교육부는 연대에 대해서는 학칙에 따라 적정하게 학위를 수여해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한 만큼 ‘대학에서 학칙으로 정하는 과정을 마친 사람에게 학사학위를 수여한다’고 규정한 고등교육법 35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연대가 2013년에 학칙을 개정해 체육특기자에 대한 학사경고 면제조항을 신설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학칙위반의 과실이 있음을 인지하거나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고의나 과실로 학칙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60조 3항을 적용해 연대에 모집정지 등의 행정적 제재를 하기로 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총입학정원의 10% 범위에서 모집정지가 가능하다. 구체적인 제재 수준은 이달 말부터 2월 말까지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점검을 마친 뒤 다른 대학의 위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 점검은 2016학년도 성적처리가 끝나는 이달 말부터 내년 2월까지 체육특기자 재학생이 100명 이상인 17개 대학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현재 체육특기자 재학생은 7600명이다.
한국체대가 92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용인대, 경희대, 조선대, 고려대(안암), 단국대(천안), 중앙대, 연세대, 원광대, 동아대 순이다.
이들 대학은 현장점검하고 나머지 체육특기자 재학생이 있는 대학 84개 학교는 서면 점검을 해 사실상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다. 점검에서는 1996년 이후 학사경고자에 대해 졸업사정이 적정하게 이뤄졌는지와 올해 출결과 성적처리가
교육부는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사제도는 대학 학위에 대한 신뢰의 기초가 되는 만큼 부적절한 운영은 시기와 관계없이 점검, 조사, 감사 등을 통해 철저히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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