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21일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D빌딩에서 현판식을 하고 본격적인 수사 활동에 들어갔다.
현판식에는 박영수 특검과 박충근(60·17기)·이용복(55·18기)·양재식(51·21기)·이규철(52·22기) 특검보 등 수사팀 지휘부가 참석해 성역 없는 수사 의지를 다졌다.
특검팀은 짧게는 7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승인 아래 길게는 100일간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60·구속기소)씨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한다.
핵심 수사 대상은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과 박 대통령의 뇌물죄 ▲최씨와 그 측근들의 국정농단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민정수석비서관의 직권남용 또는 직무유기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과 주사제 대리 처방 등이다. 이 가운데 박 대통령의 뇌물죄 규명은 이번 특검의 핵심으로 꼽힌다.
특검은 임명장을 받은 이달 1일부터 20일간의 준비 기간 주요 의혹 관련자들을 사전 조사하는 등 비공식적으로 범죄 단서 수집 활동을 해왔다. 여기에는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도 포함됐다.
삼성은 최씨와 그의 딸 정유라(20)씨에 승마 구입비 등 명목으로 220억원을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한 최대 후원기업이다.
특검이 삼성그룹 고위 인사들을 잇달아 접촉한 것도 삼성의 이러한 비정상적 지원과 연결된 박 대통령 뇌물죄 여부를 밝히는 데 무게를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특검 수사팀장인 윤석열(57·23기) 검사가 서울 모처에서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 최씨의 아버지인 최태민씨 비리 관련 수사 단서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민씨는 1970년대 박 대통령이 ‘영애’ 시절부터 주변에서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부정하게 재산을 축적한 의혹을 받는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묵인 또는 방조한 의혹을 사는 김기춘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의 비위 실체가 특검 수사를 통해 드러날지도 관심사다. 특검은 권부의 핵심에서 활동한 두 사람이 최씨로부터 파생한 국정농단 의혹을 규명할 핵심 열쇠로 판단하고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두 사람은 직무유기 또는 직권남용 혐의로 나란히 입건돼 출국 금지됐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도 특검에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사 과정에서 그동안 금기시돼 온 청와대 경
법조계 관계자는 “역대 어느 특검보다 국민적 기대와 관심이 높다”며 “두세 달 뒤 특검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정국의 향배도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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