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60·구속기소)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64·사법연수원 10기)팀이 20일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62·사장급)을 서울 모처에서 만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앞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63)과 SK·현대차 관계자 등도 서울 대치동 D빌딩의 특검 사무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비공개로 만났다.
20일 이규철 특검 대변인(52·22기)은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만난 사건 관련자는 10명 이하”라며 “비공개 사전 접촉은 수사를 준비 중이라는 현재 상황과 수사 기밀, 당사자의 사정을 고려해 특별히 실시한 조치”라고 밝혔다. 본격 수사 전 정보를 수집하는 차원에서 만났다는 뜻이다.
다만 특검 측은 수사 방식과 내용, 구체적인 장소는 함구했다. 이 대변인은 “수사 개시 후에는 가급적 특검 사무실로 소환할 것”이라면서도 “필요하다면 (제3의 장소에서 피의자를 조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삼성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공여 혐의를 규명할 방침이다. 장 사장은 삼성이 지난해 최씨 모녀에게 승마훈련비 등 80억 원을 지원하고 200억원대 승마협회 컨설팅 계약을 맺은 과정에 직접 연루돼있다. 그는 삼성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서 대외 업무를 총괄한다.
특히 특검팀은 지난해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박 대통령 등 정부의 개입이 있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찬성 표를 던지면서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장 사장은 지난달 18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지난 1일 박 특검이 임명된 후 20일의 준비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21일 오전 9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갖고 정식으로 수사를 개시한다.
한편 이날 헌법재판소(소장 박한철)는 박 대통령과 국회 소추위원 측 대리인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1회 준비절차기일을 오는 22일 오후 2시에 열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지 13일만에 성사된 첫 ‘양자 대면’이다.
준비절차를 이끌어갈 3인의 수명 재판관은 이 자리에서 “(헌재 직권으로) 특검과 검찰
[김윤진 기자 / 정주원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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