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반환을 앞둔 서울 용산 미군 기지 주변이 심각하게 오염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이 용산 미군기지 주변의 지하수를 검출해 조사했더니 무려 기준치의 600배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습니다.
김수형 기자입니다.
【 기자 】
용산미군기지 바로 옆 녹사평역 사거리 이태원 광장입니다.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지하수가 모이는 곳으로, 서울시는 이 지하수를 정화해서 수돗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 조사반이 15m 아래 지하수를 끌어올리자 짙은 노란색의 기름띠가 뚜렷합니다.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미군기지 인근에서 나온 지하수를 퍼올리니 보시다시피 10cm 정도 기름띠가 형성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름띠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석유 냄새가 진동하는 석유 관련 오염 물질입니다.
더군다나 이 물 속에는 지하수에서는 검출돼선 안 되는 발암물질인 벤젠이 587배 검출됐고, 많을 때는 2천 배 가까이 나왔습니다.
인근 또 다른 기지인 캠프킴 주변 지하수에는 등유가 유입됐을 때 나타나는 오염물질이 512배나 검출됐고, 지난 2008년에는 6천5백 배까지 검출됐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나 인근 주민들은 오염 상태를 파악 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실시한 미군기지 내부 오염조사 결과에 대해 비공개 결정을 내렸고, 시민단체와의 정보공개 소송에서 1, 2심에 패소했지만, 대법원까지 간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김은희 / 용산미군기지 인근 주민
- "저 냄새(석유)가 뭔지도 모르고 맡아왔을 텐데…. 당연히 오염을 시킨 자가 오염을 치유해야 합니다."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국민 건강은 뒷전인 환경부 대처에 주민들의 불안만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