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 조희팔에 9억 뒷돈 받은 전직 경찰관 징역 9년 확정

5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에게 거액의 뇌물을 받고 수사 정보를 흘린 전직 경찰관에게 징역 9년 실형이 확정됐다.
18일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 총경 권 모(52)씨에게 징역 9년과 벌금 1500만원, 추징금 9억 664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권씨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권씨는 대구지방경찰청 강력계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10월 대구 한 호텔 커피숍에서 조희팔과 만나 자기 앞 수표로 9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편의 제공, 수사 무마 등의 명목이었다.
권씨가 편의 제공과 수사 무마를 대가로 돈을 받은 시점은 조희팔이 중국으로 밀항하기 한 달여 전으로, 경찰이 조희팔 사기 조직을 본격 수사하던 때다. 그는 수사를 돕기는커녕 조희팔과 수시로 연락하거나 직접 만나 수사 상황을 알려주고 도주·은닉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는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중형을 선고했다. 다만, 권씨가 지인을 속여 투자금 3억2000만원을 가로채고 동료 경찰관에게 5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혐의(사기)는 무죄라고 봤다.
경찰은 도주한 조희팔이 2011년 12월 중국에서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목격담이나 생존해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이에 올해 6월 조희팔 사건 종합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씨가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