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의혹 최초 제기` 김해호 "허위사실공표죄 폐지해야"

지난 2007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가족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가 유죄판결을 받은 김해호 씨가 허위사실공표죄 폐지 등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김씨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는 저 같은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자문위원이었던 김씨는 17대 대선 후보 경선이 치러지던 지난 2007년 6월 ‘박근혜의 육영재단 비리와 최태민, 최순실 부녀 철저한 검증을 바란다’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이 최태민, 최순실 부녀의 ‘꼭두각시’라고 주장했다가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및 명예훼손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김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인의 명예훼손이나 비방만을 보호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현재 허위사실공표죄는 즉각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직후보자 검증을 위해 일개 개인이 문제를 제기하면 지금 법체계에서는 명예훼손 등으로 형벌을 받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만 해도 지난 2007년 제 2의 김해호가 나타나 사실을 알렸다면 어땠을까. 두려움에 숨었던 최태민의 아들, 최순실의 지인, 또 다른 고영태 등이 증언했다면 헌정사에 치욕으로 기록될 대통령을 우리가 선출했을까”라고 반문했다.
김씨는 “최순실 씨가 (당시 의혹제기 이후) 아버지 최태민씨 문제를 두고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2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1000만원을 받아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박 대통령은 의혹에 어떻게 해명했느냐’는 질문에 “없는 사실을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더라.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07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후보는 84년 6월 좋은 환경을 버리고 성북동 집을 판 후 삼성동 최태민 씨 집 앞으로 이사했고, 최태민 씨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최순실 씨 집이 있으며, 이 주변은 그들의 부동산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당시 제가 최태민을 모른다고 하지 마라, 왜 성북동 집을 버리고 왜 삼성동으로 이사를 갔느냐면서 물어봤지만, (박 대통령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면서 “법을 잘 알지도 못하는 초라한 늙은이지만, 두려움 없이 얘기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