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은 강남의 유명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올림머리’를 하는 데 90분 이상 썼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 모(55) 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난 2014년 4월 16일 낮 12시께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해야 하니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청와대 호출로 정 원장은 승용차로 한 시간쯤 걸려 청와대 관저에 들어간 뒤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했다고 한겨례는 전했다.
올림머리는 박 대통령의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를 연상시키는 머리 형태로 수십개의 머리핀을 이용해 위쪽으로 올려붙여 둥근 모양을 만드는 것으로, 화장까지 포함해 한 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날도 머리를 손질하는 데 90분 가량이 걸렸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이미 국가안보실로부터 오전 11시 23분 ‘315명의 미구조 인원들이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전화로 받았음에도 별다른 주문이나 구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정 원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골든타임’ 와중에 최소 90분을 허비했다는게 한겨레의 주장이다.
특히 정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올림머리를 만들기 위해 대기하기 시작한 오후 1시께는 해경이 세월호에 갇힌 315명을 구조하기 위해 수중수색 작업에 착수한 시각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해경은 오후 내내 선체 진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오후 3시가 돼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 ‘준비’를 지시했고, 5시가 넘어서야 중대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SBS는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했다는 미용사 발언을 토대로 “박 대통령이 중대본 방문 전에 머리를 하고 일부러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고 풀이했다.
정 원장은 특검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을 수사하면 설명하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고 한겨례는 전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며 “정 원장은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위해 출입증을 발급받은 계약직 2명 중 한 명”이라며 “(2014년) 4월16일 출입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오후 3시20분경부터 약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통령은 15시에 중대본 방문지시를 내렸고 경호가 출동 준비를 하는 동안 서면보고를 받으며 머리 손질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지난 5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와대 기관보고에서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확인 결과 세월호 참사 당일 외부에서 (대통령 관저
청와대는 “세월호 당일의 대통령 행적과 관련해 연애설, 굿판설, 성형 시술설 등이 근거 없는 의혹으로 밝혀지자 이제는 1시간 반 동안 머리 손질을 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까지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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