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반 전, 광주의 한 교회 앞에서 40대 남성이 살해됐습니다.
CCTV에 용의자의 모습이 찍혀 금세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용의자 추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김한준 기자가 이 미제사건을 먼저 소개합니다.
【 기자 】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지난 2009년 3월 19일 새벽 4시 40분쯤, 당시 49살이던 김남선 씨가 머리에 돌을 맞고 이곳에서 숨진 채 발견됩니다. 경찰은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7년 반이 지난 지금도 범인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김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사건 당일 행적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광주의 한 거리.
김 씨는 사건 발생 직전, 이곳에 있던 성인오락실에서 오락을 한 뒤, 밤 11시 45분쯤 인근의 백화점으로 향합니다.
백화점 CCTV 속에서 김 씨는 용의자로 보이는 한 남성과 함께 벤치에 앉습니다.
용의자는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김 씨가 일어나자 바지를 잡고 무언가를 애원하기도 합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이 CCTV 속 장면을 목격한 사람의 증언은 이렇습니다. 용의자가 "형님 제가 잘못했다"고 수차례 말하자, 김 씨가 "알았으니 됐다"라고 대꾸했다는 겁니다."
이후 새벽 1시 3분쯤,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CCTV에 찍히고, CCTV에서 사라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김 씨는 근처 교회 앞 화단에서 살해됩니다.
경찰은 목격자의 증언과 CCTV를 토대로 몽타주까지 만들어서 범인을 추적했지만 7년째 성과가 없습니다.
▶ 인터뷰 : 문귀희 / 광주지방경찰청 미제팀장
- "(사건 당시) DNA나 지문을 확보 못 한 상황이었죠. (화질이 안 좋은) 영상자료에 의존하다 보니까 어려웠지 않나…."
경찰은 더 많은 제보를 받기 위해 올 초 공개수사로 전환했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아직도 발견되지 못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
【 앵커멘트 】
수많은 미제사건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지금도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소식은, 과학수사기법이 발전하며 미제사건들도 하나둘씩 해결되고 있다는 겁니다.
조창훈 기자입니다.
【 기자 】
과학수사관들이 범행 현장을 샅샅이 살핍니다.
바닥에 남아 있는 발자국과 벽에서 채취한 지문은 모두 사건 해결의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범행 장소에만 실마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스탠딩 : 조창훈 / 기자
- "훈련받은 수색견은 범행현장 근처에서 이처럼 냄새로만 범인의 흔적을 찾게 됩니다."
잠시 뒤 수색견이 낙엽에 덮여 보이지 않던 흉기를 발견합니다.
▶ 인터뷰 : 권준철 /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경사
- "여러 가지 증거물들이 있기 때문에 증거물은 반드시 나옵니다."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 자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집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담배꽁초에서도 DNA를 뽑아낼 수 있는데,
채취한 DNA를 국과수에서 보관 중인 범죄자 15만 명의 데이터와 비교해 일치하는 사람을 찾게 됩니다.
지난 6월, 흑산도 여교사 성폭행 피의자 한 명이 미제로 남았던 9년 전 대전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DNA 감정 덕분입니다.
▶ 인터뷰 : 조남수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박사
- "혈액형, 동일 부계, 동일 모계일 가능성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일치확률은 99.9999. 거의 100%에 육박합니다."
과학수사를 통해 미제로 남은 사건 3백여 건을 다시 수사하고 있는 경찰, 완전범죄를 노리는 범죄자들의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창훈입니다. [ chang@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