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화재로 잿더미 돼…상인들 "사형선고 받은 것 같다" 눈물
↑ 서문시장 화재/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30일 새벽 큰불이 나 점포 679곳 이 잿더미가 된 대구 서문시장 4지구.
4지구 상인들은 1일 폐허로 변한 상가 건물을 보자 눈물을 보이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서문시장 4지구 모습을 바로 앞 건물 대형주차장에서 볼 수 있도록 공개했습니다.
여전히 타고 있는 점포 안 보습을 본 상인 김민지(39·여) 씨는 "생계 터전을 잃었다. 막막하다"며 눈물을 닦았습니다.
오전 11시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시가스안전공사 관계자 42명은 현장감식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화재 현장 곳곳을 지날 때마다 다 타버린 물품 등에서 '퍼석퍼석' 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4층 높이 건물 기본 철골도 다 타버려 엿가락처럼 휘었습니다.
감식반이 3층을 오를 땐 바로 아래 2층 천장 구조물 일부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등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이틀째 연기로 매캐한 냄새는 시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따가운 눈을 끔뻑거리거나 마스크를 눌러 쓰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1시간 동안 점검해 4지구 만남의 장소 2번 사거리 모퉁이에 있는 가게 일대에서 발화지점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CCTV 화면 분석에 최소 2주가량 걸리지만,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서문시장 4지구는 안전진단 점검 결과 'E등급·사용 불가' 판정이 나왔습니다.
일부 상인은 다 타버린 상점에 들어가 남은 물건을 챙기려고 하자, 다른 상인은 "못 들어간단다. 안 된단다"고 했습니다.
상인 A 씨는 "예상한 결과지만 막상 건물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남은 물건도 못 찾게 돼 사형선고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4지구 상인 800여 명은 대형주차장 1∼3층에서 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습니
박종길 서문시장 4지구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서문시장을 떠나서 장사할 수가 없다"며 "대형주차장을 임시영업 공간으로 활용하게 해달라고 건의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2005년 서문시장 2지구 화재 때 피해 상인들은 서문시장을 떠나 인근 건물에서 임시로 장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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