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경찰고위직 인사를 곧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매일경제 취재결과 확인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정운영이 마비된 상태지만, 치안공백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경찰 내부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치안정감에는 ‘원조친박계’로 꼽히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동생 서범수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치안감)의 승진이 유력하다. 호남과 충청 지역 안배를 고려해 각각 박경민 전남지방경찰청장(치안감)과 김양제 경찰중앙학교장(치안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치안감 승진자에는 최근 청와대 경찰관리관으로 근무 당시 최순실 씨의 청와대 출입을 검문했다가 경질됐다는 논란이 제기된 원경환 대테러센터장(경무관) 등이 유력하다.
28일 정부 및 사정당국에 따르면 청와대는 치안정감·치안감 등 고위직 인사를 이날 오후 4시께 발표한다. 앞서 경찰은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하기 전인 지난 22일 청와대에 고위직 인사 추천명단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에도 청와대와 경찰은 최종 인사 대상자에 대한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전국경찰관지휘부(현원 26명)에 해당하는 치안감 5인, 경무관(64명) 15인에 대한 승진인사안도 민정수석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섯 자리가 비는 치안감에는 박건찬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이하 경무관)과 박기호 경무관(치안정책관실 파견), 박운대 경찰청 정보화장비정책관, 민갑용 현장활력TF 단장, 장경석 서울청 수사부장, 원경환 대테러센터장과 송갑수 서울청 기동본부장 등이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촛불집회 정국과 관련해서 경찰이 원활한 집회관리 능력을 보이면서 경비 관련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치안정감 6명 중 이 청장 취임 후 임명된 김귀찬 경찰청 차장과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 허영범 부산지방경찰청장 등은 교체되지 않고 보직을 계속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명 전 청장 시절 임명된 정용선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김치원 인천지방경찰청장, 백승호 경찰대학장 등 3인의 거취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이번 인사 작업에 대한 내외부 시각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탄핵 정국에 굳이 인사를 강행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고위직 인사 명단에 친박에 얽힌 인물이 포함된 것도 그렇고, 가뜩이나 정국이 마비된 상황에서 인사를 밀어붙이게 되면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지금까지 경찰에서 주말마다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잘관리 하고 있는 와중에 이 같은 인사는 경찰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통상적인 인사 시기를 제 때 맞주지 못하게 되면 내년 거대한 경찰조직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그로 인한 치안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경찰은 통상적으로 12월 중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 뒤 1월 총경 인사를 시작으로 설 연휴 전까지는 전체 인사를 마무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조직 내 인사가 장기간 늦춰지게 되면 조직 내부 불확실성이 커져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 시기가 어수선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치안공백을 최소화하고 거대한 조직을 추스려나가기 위해서라도 제 때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말했다.
이 경찰청장 역시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실은 (고위직 인사가) 지금 이뤄져야
이날 경찰청은 “금명간 치안감 이상 승진 전보와 12월 중순까지 경무관·총경 승진 인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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