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약한 증거와 수사 기법의 한계로 오리무중에 빠졌던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18년 만에 검거됐습니다.
긴 시간 동안 사건을 가슴에 묻어뒀던 한 형사의 집념이 빛났습니다.
민경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담배를 피우는 한 남성을 사복 경찰들이 에워싸고 체포영장을 펼쳐보여줍니다.
"강간살인혐의로 체포하는 거예요."
"아니 무슨 말씀…."
18년 전인 1998년, 가정주부 문 모 씨를 살해한 뒤 도주했던 오 모 씨입니다.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오 씨는 전셋집을 보러 왔다며 이 집으로 들어가 혼자 있던 문 씨를 성폭행 한 뒤 목 졸라 살해했습니다."
당시 범인 검거에 애를 먹던 경찰은 방송을 통해 공개 수배까지 벌였지만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졌습니다.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당시 수사를 벌였던 한 형사의 집념이 결실을 봤습니다.
현장에 남아있던 DNA와 빈약한 증거들을 수 천 명의 용의자들과 대조한 끝에 검거해낸 겁니다.
▶ 인터뷰 : 김응희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위
- "당시 수사에 참여했고 피의자 혈액형이 AB형이고 사진이 있었기 때문에 8천 명 정도를 계속 일일이 확인…."
▶ 인터뷰(☎) : 피해자 가족
- "(범인이) 잡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검거는) 생각도 못했는데 전화가 와서 속이 좀 그래도 풀리더라고요."
18년 만에 치르는 죗값, 경찰은 오 씨를 살인혐의로 구속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business@mbn.co.kr]
영상취재 : 배완호·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