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밖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기업체에 스포츠팀을 만들도록 직접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공소장에 나타난 박 대통령 지시 사항들은 하나같이 '최순실 도와주기'의 모양새였습니다.
연장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은 포스코 그룹 권오준 회장을 만납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권 회장에게, '더블루케이가 조언을 해줄 수 있으니 포스코에서 여자 배드민턴팀을 창단해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최 씨가 세운 회사의 수입을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기업인을 만나 지시에 가까운 요청을 한 겁니다.
이후 포스코는 현실적인 이유로 배드민턴팀 창단은 고사했지만, 결국 내년부터 16억 원을 들여 펜싱팀을 만들고 회사 관리를 더블루케이에 맡기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안종범 전 수석에 '그랜드코리아레저 주식회사에서 장애인 스포츠단을 설립하는데, 더블루케이를 소개시켜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습니다.
지시를 받은 안 전 수석이 다음 날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롯데 그룹이 K스포츠재단이 추진하는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에 70억 원을 출연했던 일에도 박 대통령이 개입돼 있었습니다.
돈이 오가기 전인 지난 3월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과 독대한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진행상황을 계속 체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최순실 도와주기'는 대기업 인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KT 황창규 회장에 '이동수라는 홍보전문가가 있으니 전무로 채용하고, 신혜성도 함께 호흡을 맞추게 하라'며 채용을 요구한 겁니다.
언급된 두 사람은 모두 최 씨와 차은택 씨의 측근들이었습니다.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