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일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57),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47)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최씨에 대해서는 사기미수 혐의도 적용했다. 이들에 대한 첫 공판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열릴 전망이다. 특별검사의 수사가 시작되면 재판과 특검 조사를 동시에 받아야 한다. 검찰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직권을 남용해 기업들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모두 공소장에 적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53개 회원사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774억원을 강제로 출연하도록 한 경위가 상술돼 있다.
◆주 혐의는 ‘직권남용과 강요’
롯데 현대차 포스코 KT 등으로 하여금 최씨와 그의 지인 회사에 특혜를 주도록 강요한 혐의도 낱낱이 드러났다. 현대차 그룹에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다녔던 초등학교 학부형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에게 11억원 규모의 납품을 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 전 수석은 “KD코퍼레이션이 효용성이 높고 비용도 낮출 수 있는 좋은 기술을 가졌다”며 납품을 종용했다. 최씨가 사실상 운영하는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대해서도 안 전 수석이 직접 홍보책자까지 나눠줘가며 유능한 회사이니 “광고를 하게 해달라”며 62억원 상당 일감을 주도록 했다.
롯데그룹에는 최씨가 추진하는 하남 복합체육시설 건립비용으로 K스포츠재단에 75억원을 내라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롯데는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보면서도 “괜히 욕 얻어먹지 말고 전부를 출연해주는 것이 좋겠다”며 70억원을 냈다.
포스코그룹에는 펜싱팀을 창단하고 최씨의 더블루K가 펜싱팀 운영하게 하도록 강요했다. 포스코가 창사 이래 처음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경영 여건 등을 들어 여성 배드민턴팀 창단을 거절하자, 최씨는 안 전 수석에 “포스코 측이 비웃는 듯한 자세로 더블루K 직원들을 잡상인 취급했다”고 전달하고 어떻게든 체육팀 창단을 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KT를 상대로는 제일기획 출신 차은택씨와 최씨가 추천한 이동수 전무를 채용해달라고 강요하고,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도 주도록 한 혐의 등이 있다.
검찰은 최씨에 대해서는 K스포츠재단을 상대로 더블루K가 연구용역을 수행할 것처럼 꾸며 용역비 7억원을 빼내려 한 사기미수 혐의도 적용했다. 이 시도는 재단 사무총장이 타당성이 없다고 반대하면서 불발됐다. 또 정 전 비서관에게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을 201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통령 말씀자료, 외교자료, 해외순방 자료 등 문건 180건을 이메일 등을 통해 최씨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했다. 여기엔 일반에 공개되선 안 되는 ‘장·차관급 인선관련 검토자료’ 등 47건의 공무상 비밀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 최순실 징역 15년 가능
최씨,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이 구속 기속되면서 이들에 대한 재판도 조만간 시작될 전망이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의 법정형은 △직권남용(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강요(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사기(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 △공무상 비밀누설(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 등이다. 형법에 따르면 여러 혐의가 동시에 적용된 경합범의 경우 ‘가장 무거운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다. 최씨가 직권남용, 강요, 사기미수 혐의로 받을 수 있는 법률상 최고형은 사기미수(최대 징역 10년형)에 5년형을 더한 징역 15년형이라는 뜻이다. 최씨가 뇌물죄로 추가 기소되면 형량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 뇌물 수수액이 5억원 이상이면 기본이 9∼12년형이 되고, 가중요소가 있으면 최고 무기징역까지도 가능해진다.
최씨 등의 재판은 특검 수사와 동시에 진행된다. 특검이 도입되면 내년 3~4월까지 최장 4개월(120일)간 수사를 진행한다. 공판 기간과 겹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핵심 피고인들이 재판 도중 특검의 출석·조사를 받는 상황도 벌어진다. 일정대로라면 최씨 등에 대한 1심 선고는 늦어도 내년 5월까지는 내려진다. 구속 피고인의
[김윤진 기자 /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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