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선물 회사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면서 수천명으로부터 1600억원대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20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상 사기 등의 혐의로 유사수신업체 영업대표 정모씨(44)와 재무대표 김모씨(40) 등 3명을 구속하고, 김모씨(56) 등 56명의 혐의를 확인해 검찰로 넘겼다고 밝혔다.
이들은 뉴질랜드 외환선물거래(FX마진거래) 회사를 통해 투자하면 원금과 월 2.5%의 수익을 보장한다면서 2014년 2월부터 작년 말까지 3097명에게서 166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가로챘다. 원래 보험 판매업에 종사했던 정씨는 80여명의 보험 영업사원을 끌어들여 각자 관리하는 고객들에게 여윳돈을 투자하라고 꼬드기게 하는 방식으로 사기를 쳤다.
피해자들은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5억원까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등은 후순위 투자자들의 돈을 선순위 투자자들의 이자를 지급하는 데 쓰는 등 소위 ‘돌려막기’를 하다가 범행 2년여만인 작년 말 잠적했다. 경찰은 올해 초 내사에 착수한 뒤 본격 수사를 벌여왔다. 결국 대표 역할을 한 정씨와 김씨를 검거한 데 이어 이달 중순 베트남으로 도주했던 영업사원 유모씨(42)를 강
범인들은 가로챈 돈을 사무실 운영비와 투자자들에게 이자로 지급하는 데 다 썼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외국환 거래에 대한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관련 사기 범행이 늘고 있다”며 “외국환 관련 거래를 할 때는 금융당국에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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