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금메달 보여줘도 되나요?…입학처장 '금메달리스트' 선발 강조

정유라 "금메달 보여줘도 되나요?…입학처장 '금메달리스트' 선발 강조

↑ 정유라 특혜 / 사진=MBN

이화여대 교수들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 입학 과정부터 학사 관리에 이르기까지 각종 특혜를 줬던 것으로 교육부 감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입학 전형 과정에서는 정씨를 위해 서류평가 상위점수 학생들의 면접 점수를 조정했고 입학 후에는 보고서를 내지 않자 교수가 직접 자료를 만들어 제출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교육부는 18일 이같은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이대에 정씨에 대한 입학취소와 관련자들의 중징계를 요구하고 수사와 고발도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교수들이 왜 이런 일을 했는지는 전혀 밝혀내지 못했고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연구비 과제를 수주한 배경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 입학처장 '금메달리스트 뽑아라'에 정유라 "금메달 보여줘도 되나요"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10월18일 체육특기자 면접 당일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정씨가 아시안게임에서 딴 금메달을 가지고 온 사실을 미리 알고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 도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뽑으라'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이 금메달은 체육특기자전형 원서접수 마감일인 9월15일 이후인 9월20일에 딴 것으로 평가 대상이 될 수 없었습니다.

입학처장은 또 면접장에 소지품 지참을 금지하는 지침을 어기고 면접고사장에 금메달 반입을 허가하는 등 면접평가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씨도 면접장에 금메달을 들고 갈 수 있도록 먼저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면접 당시에도 테이블 위에 금메달을 올려놓고 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전에 정씨가 금메달을 소지하면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결국 면접위원들은 정씨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일부 면접위원들은 심지어 서류평가에서 정씨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에게 낮은 면접평가 점수를 주기 위해 해당자들의 수험번호를 호명해 위원별 점수까지 조정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교수가 리포트 자료도 대신 내줘…8과목에 한 번도 출석 안해

정 씨는 2015년 1학기부터 올해 여름학기까지 8개 과목 수업에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고 아무런 출석 대체 자료도 내지 않았는데도 출석을 인정받았습니다.

각종 리포트 제출도 부실했지만 교수들은 '관대하게' 정씨에게 점수를 줬습니다.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에서는 의상디자인과 제작과정 설명, 시제품을 교수에게 제출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정씨는 기성복을 입고 찍은 사진만 내고도 중간 과제물로 인정받았습니다.

담당 교수는 정씨가 기말 과제물을 내지 않자 직접 액세서리 사진과 일러스트등을 첨부하고 정씨가 제출한 것처럼 꾸미기도 했습니다.

'코칭론' 수업 교수는 맞춤법 오류가 여러 건 있었고 욕설과 비속어를 쓰는 등 부실한 보고서를 냈는데도 정상적으로 학점을 부여했습니다.

온라인 강의인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은 정씨가 기말시험을 보지 않았는데도 본인 명의의 답안지가 제출돼 대리시험과 대리수강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 교수들이 알아서 한 일(?)… 배경은 못 밝힌 '반쪽 감사'

교육부는 이번 감사에서 정씨에게 특혜를 준 교수들이 반대급부로 여러 건의 연구비 과제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조사했지만 선정절차상 하자나 부당 수주 등 비리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의비 부당 사용과 외유성 국외 출장 등 연구비가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만 확인했을 뿐입니다.

문제가 된 9건의 연구 과제 중 교육부 소관 3개 과제만 점검했고 나머지는 소관 부처에서 자체 점검 중입니다.

교수들이 아무런 외압 없이 스스로 이런 일을 했을 가능성은 없지만 교육부 감사에서는 16일간 이화여대 관계자 118명을 대면조사하고도 이 부분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 부분은 최씨 모녀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