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지하철을 타고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가슴 뭉클한 경험을 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부터 현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지하철 기관사도 평상시와는 다른 안내방송으로 승객들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하철 객실을 가득 메운 시민들,
누군가 선창을 하자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대부분이 촛불집회 현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집회가 열린 광화문 역에서는 기관사들도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 겁니다.
한 기관사는 "촛불로 켜져 있는 광화문입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시는 분들은 몸조심하시고, 대한민국을 위해 힘써 달라"며 승객들을 독려했습니다.
이 같은 깜짝 방송은 집회가 끝나고 나서도 이어졌습니다.
종로 3가에서 지하철을 탄 한 시민은 기관사가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승객 여러분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시겠다"고 전해 순간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고 전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감동과 위안을 받은 승객들의 짧은 글은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촛불을 밝히려 지하철에 몸을 실은 승객들에겐 깊고 강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편집 : 이승진
영상출처 : 인스타그램(cyxcy_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