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로리스'와 '가비알악어'.
이름도 생소한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을 태국 암시장에서 몰래 들여온 밀수범이 붙잡혔습니다.
검역을 거치지 않아 전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된 이런 동물들이 충격적이게도 유치원생들의 체험학습용으로 쓰였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차 트렁크에서 정체 모를 상자들을 꺼내 어디론가 옮기는 세 남성.
경찰이 이들을 따라가 봤더니 건물 안에 동물 사육장을 만들어놨습니다.
철창 속 원숭이가 발버둥을 치고, 듣도 보도 못한 동물들이 우리에 갇혀 있습니다.
겨드랑이에 독을 품고 있는 희귀 원숭이 슬로로리스와 최대 6m까지 자라는 가비알악어도 보입니다.
38살 김 모 씨는 태국 암시장에서 국제적 멸종위기동물 23마리를 500만 원에 사 우리나라로 몰래 들여왔습니다.
▶ 인터뷰 : 심인섭 / 동물자유연대 부산지부 팀장
- "양말에 숨겨 들어온다든지, 여행가방에 넣어온다든지 앵무새 같은 경우에는 페트병 안에 넣어서…."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이 동물들은 정상적인 검역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예방접종도 받지 않아 사람에게도 감염병을 옮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밀수 동물의 상당수는 동물카페나 이동동물원 업자에게 넘어가 어린 아이들의 체험학습에 활용됐습니다.
▶ 인터뷰 : 이영덕 / 동물원 수의사
- "사람이 접촉하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인수공통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는 무서운 동물들입니다."
경찰은 밀수업자 김 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