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명과 20만명` 그 셈법의 차이와 이유 그리고 의도

5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를 비롯해 도심 곳곳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및 박근혜 대통령 규탄 촛불집회 참가인원을 놓고 경찰과 주최측 추정치가 4.5배나 차이가 나 논란이다.
이날 서울 시청 광장 앞에서부터 광화문 세종종합청사 앞까지 약 2km의 구간은 참가자들로 가득찼다. 서울시청과 종로 1개 일대도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이 밝힌 촛불로 거리가 환했다. 주최측은 2부 집회가 시작된 오후 7시 30분을 기준으로 20만명이 운집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경찰은 참가인원을 총 4만 5000명으로 추산했다. 참가자수가 수만명을 넘는 대규모 시위의 경우 정확한 인원 집계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너무 큰 차이다. 경찰은 보통 집회를 주도하는 단체의 규모 등을 고려해 참여 인원을 예상하는데 이번 집회에서는 특정단체 소속이 아닌 일반시민들 워낙 많아 경찰 예측이 빗나간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일주일만에 참가자가 4배(경찰 추산)에서 10배(주최측 추산)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집계치가 더욱 엇갈렸다. 지난달 29일 1차 집회때는 주최측 추산 2만여명, 경찰 추산 1만 2000여명의 인원이 참가했다.
이렇게 차이가 많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양측 집계 기준부터 확연히 다르다. 경찰은 시간대별로 참가자 수를 계산하고 주최측은 집회 도중 들어오거나 빠져나간 사람까지 포함한 연인원으로 참가자수를 계산한다.
참가 인원이 의미하는 ‘영향력 차이’도 다른 이유로 꼽힌다. 주최측은 참가자 수가 많을수록 시위의 정당성을 높일 수 있다. 반면 경찰은 참가자 수를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 참여 인원이 적을수록 시위의 의미 또한 축소됨은 물론이다.
문화 공연의 경우에는 경찰 집계가 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지난 2012년 10월 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가수 싸이(PSY)의 공연 관람객 수로 8만명을 집계했다. 당시 인파가 운집한 장소는 광화문 광장 일대보다 작은 면적의 시청 광장 일대였다. 경찰이 투입하는 병력도 시위 참가 인원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지난달 1차 집회 때 60개 중대 4800명을 투입했던 경찰은 5일에는 223개 중대 2만70명을 배치했다. 전국 모든 기동대 등 가용 가능한 경비 인력을 총동원한 것이다.
[서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