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내 간접흡연율이 7년 전보다 뚜렷하게 줄어든 데 비해 직장 내 간접흡연율은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간접흡연은 국제암연구소(IARC)의 1군 발암물질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최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비(非)흡연 성인 1만4447명의 가정과 직장 내 간접흡연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12.6%가 가정 내에서 간접흡연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가정 내 간접흡연율(16.8%)이 남성(4.9%)의 3배 이상이었다. 가정 내 간접흡연 피해를 가장 심하게 받는 연령대는 20대(남성 12.5%, 여성 21.6%)였다. 결혼 상태도 가정 내 간접흡연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별·이혼·별거 등 배우자가 없는 가정 남성의 간접흡연율은 16.1%에 달했다. 배우자 없는 가정 여성의 간접흡연율은 3.3%로 가장 낮았다.
조 교수팀은 “노인·고학력자·배우자 없는 여성이 가정 내 간접흡연 피해를 덜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여성의 가정 내 간접흡연율이 높은 것은 남성 흡연율이 여성보다 높고 많은 가정에서 흡연을 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직장 내 간접흡연율은 45.7%로, 가정 내 간접흡연율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상대적으로 남성 직장인의 피해가 컸다.
조 교수팀은 논문에서 “여성 직장인의 간접흡연율이 낮은 것은 남성에 비해 간접흡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 간접흡연을 더 적극적으로 회피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여성 직장인이 남성보다 더 강력하게 직장 내 흡연에 반대한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제시됐다. 이는 간접흡연에 대한 성별 인식 차이가 간접흡연율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포럼 측은 전했다.
직장 내 간접흡연율은 음주 행태와도 연관성을 보였다. 문제 음주자의 간접흡연율이 남성 60%, 여성 49.8%로 유독 높았다. 평소 폭음이 잦은 비흡연 직장인은 금주 또는 절주하는 동료에 비해 직장 내 간접흡연율이 2.1배였다. 이는 직장 동료 간의 음주·흡연·간접흡연이 서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팀은 “포괄적인 직장 내 금연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신입 사원과 술 소비가 많은 직장인의 간접흡연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가정 내에서 여성의 간접흡연 감소 노력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간접흡연을 통해 흡입되는 담배연기는 부류연이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한다. 부류연은 주류연보다 더 많은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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