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끼리 5천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실형 선고

↑ 5천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사진=연합뉴스

약 2년에 걸쳐 5천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이 사이트 수익금으로 호화생활을 해온 중학교 동창생들에게 나란히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이들은 부당 수익금 일부를 유명식당에 투자, 합법적인 수입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축적한 재산의 일부를 몰수당하고, 거액의 추징금을 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청주 출신 남모(34)씨는 2014년 8월 중학교 동창인 김모(34)씨와 짜고 홍콩에 콜센터와 서버를 둔 불법 인터넷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또 다른 동창 이모(34)씨는 개인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홍보와 회원 모집을 맡았습니다.

회원은 약 2년 동안 2만여명까지 불어났습니다.

이들은 회원에게 국내외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측해 베팅하도록 했고, 판돈은 5천억원대에 달했습니다.

수수료로 금세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린 이들은 고급아파트에 살며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했습니다.

특히 남씨는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금 가운데 20억원을 한 카레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에 투자해 지분 75%를 인수했습니다.

합법적이고 고정적인 수입원을 만들려는 속셈이었습니다.

남씨는 이 업체의 사내이사로 등재한 뒤 자신이 직접 매장 1곳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 업체는 남씨 등의 투자를 받아 식재료 공장을 세우고 서울·경기지역에 23개 직영 매장을 운영하는 한편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됐습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이들도 불법 도박 사이트를 추적하는 경찰의 감시망을 빠져나가지는 못했습니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김갑석 부장판사는 5일 이런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구속기소 된 남씨와 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각 6억여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또 이씨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에 5천만원의 추징을 선고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의 개설·운영은 사행성을 조장하고 건전한 근로의식을 저해하는 등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큰 범죄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계획적·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그 규모와 상당한 이익을 얻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이들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후배 정모(29)·최모(29)씨에 대해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천만원 안팎의 추징을 선고했습니다.

이들 2명에게는 보호관찰 및 1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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