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게이트 관련 시국선언은 자칫 정치적 선동으로 비춰질 수 있어 인제대학교 학생회는 중립임을 밝힙니다’
지난달 31일 인제대 학생회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인제대 학생회에서 ‘중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다른 대학교의 시국선언을 정치적 선동으로 평가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해당 선언은 자칫 인제대학교 학생들을 대표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사태를 파악한 학생회는 급히 “학교 안팎으로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인제대 학우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게한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인제대의 ‘나홀로 최순실 게이트 중립선언’을 둘러싼 네티즌들의 담론을 풀어봤다.
◆ “가만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지”…비판 쇄도
인제대 학생회의 게시물은 학교 내부 구성원들이 공유하는데에 그치지 않았다. 이를 보고 분노한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제대 학생회의 중립선언을 퍼날랐고 ‘비겁한 중립’ ‘사실상 최순실 게이트 지지’ 등의 표현도 함께 담았다.
자연스럽게 여론은 인제대 학생회를 비판하는 쪽으로 쏠렸다. 한 네티즌은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됐다는 말이 있다”며 “중립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해당 입장문은 다른 대학의 시국선언까지 비하한 것”이라고 의견을 말했다.
인제대에서 정치와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홍재우 교수 역시 댓글을 통해 “정치적 동원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며 “정치적 행동을 조직하는 것을 선동이라고 부르는 것은 시민적 권리를 행사하는 동료 학생들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인제대 학생회의 그간 행보가 결코 중립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지난 3월 당시 이만기 김해시 을지역구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가 이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가진 것 관련 “인제대 출신 교수가 새누리당에 있는데 이같은 선언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 “인신공격 등 마녀사냥은 자제”…자성의 목소리도
건전한 비판도 있었지만 인신공격 또한 심심치않게 보여 네티즌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인제대의 중립선언에 대해 ‘지잡대 수준은 어디가지 않았다’ ‘이미 명문대학은 다 했으니 필요없다’ 등의 다소 과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학생회의 한 순간의 실수로 같은 학교 구성원으로서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더 클 것”이라며 상처받았을 인제대 학생들을 위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학생회의 선언문 외에 학교의 입학점수 등으로 이들을 비하하는 것은 ‘돈도 실력’이라며 타인에 대한 인신공격을 일삼은 정유라와 같은 잘못을 한거나 다름 없다”고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인제대 학생회가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노력을 하고있는 만큼 이들의 행보를 질책하기보다는 지켜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여론을 의식한 인제대 학생회는 “학회장들이 없는 자리에서 나온 의견을 ‘인제대학교 학생회’라는 이름으로 공식입장을 표명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후 인제대 학생회는 총학생회장단을 포함 학회장 등으로 꾸린 임시회의를 열고 의사록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학생회는 의사록에서 “설문을 통해 학생들 의견을
한 네티즌은 “학생회 또한 이번 사태를 위해 배운점이 많을 것”이라며 “대학 페이지에 의사록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노력이 돋보이고 있으니 이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응원해줘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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