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기업형 성매매 조직을 붙잡았더니 성매수남으로 추정되는 신분증이 9천여 개나 나왔습니다.
성매매를 하기 전에 경찰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신분증을 보낸 것인데, 이 남성들 빼도 박도 못하고 경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부산의 한 오피스텔.
만화 주인공 같은 옷을 입은 20대 여성이 은은한 조명을 켜놓고 있습니다.
"앉으세요. 불 켜 주십시오."
현장을 급습한 경찰이 서랍을 뒤졌더니 각종 피임도구가 쏟아져 나옵니다.
조금 전 불법 성매매가 이뤄진 곳입니다.
24살 김 모 씨 일당은 오피스텔과 원룸 20곳을 임대해 이른바 기업형 성매매를 해왔습니다.
유흥 정보사이트에 광고 글을 올려 손님을 끌어들였는데, 경찰 단속을 피하려고 철저한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쳤습니다.
▶ 인터뷰 : 지영환 / 부산경찰청 강력수사1팀장
- "각종 신분증이나 월급 명세서 등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보내고, 보낸 후에 알선자와 직접 접촉해서…."
경찰이 확보한 성매매 조직의 휴대전화에는 성매수남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신분증 사진이 무려 9천여 장이나 있었습니다.
사실상 모두가 수사 선상에 오른 겁니다.
문제는 9천여 명의 개인정보를 다른 성매매업자에게 팔아넘긴 정황이 포착돼 2차 피해까지 우려된다는 것.
경찰은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김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