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대자보 "정유라 누나! 우리 부모님은 말 못 사준대"
↑ 사진=연합뉴스 |
"정유라 누나! 이화여대 합격한 거 축하해. 우리 부모님은 말 못 사준대."
전북 원광고등학교 학생들이 1일 교내 3곳에 정부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부착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를 중심으로 한 국정농단 파문에 고등학생들도 움직임을 보이는 모양새입니다.
이날 원광고등학교 학생회 명의로 붙은 대자보에 '박근혜 대통령님.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사는 건가요. 그저 한 명의 종교인의 손에 대통령의 생각과 발언이 바뀌고, 열심히 노력한 학생들의 꿈과 희망이 무참히 짓밟히고 찢기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어 학생회는 '대통령님께서 최순실의 꼭두각시가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면 그녀 뒤에 숨지 말고 나오십시오'라고 적었습니다.
'까면 깔수록 나오는 양파 같은 정치판'이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는 청소년들답게 '라임'(rhyme·음조가 비슷한 글자)을 맞춰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정치판은 난장, 최순실이 대장, 대통령은 그저 실장, 이 상황은 막장'과 같은 형식입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약 2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돈도 실력"이라고 남긴 글도 풍자했습니다.
원광고 학생회는 또 다른 대자보에서 '(정유라)누나. 이화여대 합격한 거 축하해. 우린 능력이 부족하고 부모님이 평범하셔서 비싼 말은 못 사주신대. 최선을 다해 공부한 누나들은 그 대학교에 입학하지
이들은 대자보 하단에 '우리 학생들은 공평한 시스템에서 심사받은 권리가 있고 그럴 것이라 믿으며 공부하고 있어. 우리의 꿈과 희망, 믿음을 지켜줘'라는 바람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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