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로 의심받는 최순실 씨(60)의 국정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최 씨 등 주요 사건 관련자들의 집과 미르·K스포츠재단, 전국경제인엽합회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수사팀(팀장 한웅재 부장검사)’이 사건을 배당받은 지 21일 만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최 씨와 전경련 허창수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 62개 출연 기업 대표 등을 뇌물 등 혐의로 고발한 지는 27일이 됐다.
이날 압수수색은 검찰이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포착한 뒤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사 성과에 대한 기대만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고발과 배당 이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착수시기에 대해 ‘늦어도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언론의 적극적인 취재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는 최근 일부 언론의 충격적인 보도의 영향도 있다. 지난 24일 최 씨가 대통령의 연설문 44건을 사전에 입수해 수정했다는 사실과 근거자료들이 보도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최 씨의 연설문 사전 열람 파문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의혹은 더욱 거세졌다. 2012년 12월 28일 당선인 신분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만나 외교 안보 현안 등에 대한 면담을 앞두고 참고해야 할 내용들이 적힌 파일들까지 추가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해야 할 주요 수사 자료들이 언론에 먼저 폭로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졌다. 검찰 내부에서조차 “증거인멸이 방치되고 있다”, “검찰이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 아니냐”, “의혹의 몸통을 밝히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검찰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의혹만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을 수 없었다.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소명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수사가 더디다”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섭섭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전직 검찰 간부들 사이에선 “권력형 비리로 커질 수 있는 수사 사안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견제는 검찰 조직을 위한 조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전직 고검장은 “그동안 검찰이 진행했던 어떤 수사보다 이번 최 씨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검찰과 현 정부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결국 정치권은 특검 카드를 꺼내들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최순실 사건에 대해 특검을 수용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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