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달리 최순실 씨가 정부 인사에 개입하고 민감한 정보가 담긴 문건까지 받아봤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습니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여한 정황들도 포착됐는데요.
김근희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 1 】
어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최순실씨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수시로 국정현안을 보고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나왔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어제 TV조선은 김종 차관이 2014년 체육계 인사 이 모 씨에게 받은 이메일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메일에는 '김 차관님, 수고가 많습니다. 이력서 송부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이력서가 첨부돼있었다고 합니다.
장애인 스포츠 업무를 맡는 심 모 씨에게서도 이력서가 담긴 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는데요.
중요한 건 김 차관이 이런 인사청탁 이메일을 받아 최순실 씨의 측근을 통해 최씨에게 보고했다고 보도한 겁니다.
최 씨의 측근은 김 차관이 여러 차례 이력서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측근은 김 차관이 수시로 최 씨를 만나 회장님이라고 부르며 현안과 인사 문제를 보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김 차관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는데요.
김 차관이 최순실 씨를 통해 측근들을 요직에 앉히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 2 】
그런데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의 휴가 일정에까지 관여했다는 의혹이 나왔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금 화면으로 보이는 게 지난 2013년 7월 30일 박근혜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여름 휴가 사진인데요.
당시 박 대통령은 취임 첫 해 경상남도 거제시 저도로 여름 휴가를 떠났는데 경호 문제를 이유로 휴가 장소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JTBC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 씨의 PC에서 공개되지 않은 8장의 사진이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해당 파일들의 제목은 '130728_휴가'라는 제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페이스북에 사진이 공개된 것보다 이틀이나 빠른 거여서 최 씨가 대통령 휴가지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옵니다.
또한 한 PPT 문서도 발견됐는데 출처가 President라고 적혀 있고 페이스북에 공개된 사진들이 담겨 있어 SNS에 올릴 사진까지 보고받은 거 아니냐고 보도했습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의 페이스북도 최씨가 관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질문 3 】
이 PC에서 대통령 취임식까지 최순실 씨가 개입한 흔적들이 발견됐다는 보도도 있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최순실씨 PC에 2013년 2월 열린 박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된‘취임식 행사업체',‘취임 기념우표 도안’등의 제목이 달린 파일들이 수십 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최 씨가 당시 취임식 행사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부분인데요.
또 이 PC에는 '오방낭’이라는 파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오방낭은 우주의 중심을 뜻하는 황색과 동서남북을 의미하는 네가지 색의 천으로 만든 주머니를 뜻하는데요.
당시 박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뒤 카퍼레이드를 마치고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희망이 열리는 나무’행사에 참석했는데 이 나뭇가지에 달린 장식이 바로 오방낭이었습니다.
최 씨의 PC에서 각종 한복 등 의복 사진도 발견돼 취임식 당일 대통령이 입은 한복까지 직접추천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 4 】
어제 독일 출국 전 최순실 씨의 모습을 포착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 기자】
네. 사실 최 씨는 그동안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려해 베일에 싸여있던 인물입니다.
TV조선 측은 미르재단 의혹을 보도하기 전인 7월 중순 최순실 씨를 직접 만났다고 하는데요.
시력이 나빠 안경을 쓰고서야 본인을 찍는 걸 알고 카메라를 막았다고 합니다.
정부 인사 개입 의혹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고 황급히 몸을 숨겼다고 합니다.
이같은 의혹들과 관련해 한때 현 정권의 실세로 불렸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입장도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김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연설문이 외부로 유출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은 전혀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대통령 비서실장도 알지 못한 채 청와대 문건이 유출된 셈이어서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5 】
이렇게 의혹이 쏟아지는데도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 기자 】
네, 검찰은 사실상 시험대에 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고발 내용을 중심으로 수사하며 자금 조성 의혹에만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수사 초기 특수수사 부서가 아닌 형사부에 배당했다가 의혹이 커지자 뒤늦게야 특수부 검사들을 추가로 투입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에도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등 강제수사에 나서지 않아 수사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특검을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올해 잇딴 법조 비리에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개혁 압박을 받고 있는 검찰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검찰이 어디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해 나갈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