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결과, 149개 치약 '우수수'…부광약품 외엔 점유율 낮아
![]() |
↑ 부광약품 치약/사진=연합뉴스 |
정부가 치약업체를 전수조사한 결과 149개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무더기로 검출됐습니다.
정부는 이들 업체에 무거운 행정처분을 내리고,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원료 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8개 치약업체를 전수조사한 결과 10개 업체의 치약 149개 품목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CMIT/MIT)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정부는 해당 제품을 회수하고 해당 업체에 대해 해당 품목 생산정지 3개월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입니다.
이번 조사는 68개 치약 제조업체의 공장에서 원재료 대장 등을 분석, CMIT/MIT가 쓰였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식약처 고시에 따르면 치약에는 이 성분이 쓰일 수 없게 돼 있어 조금이라도 이 성분이 들어갔다면 규정을 어긴 치약으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CMIT/MIT는 화장품 등을 오랫동안 잘 보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존제로 주로 쓰입니다.
화장품에는 수용성 물질과 지용성 물질이 잘 섞이도록 촉진하는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데, 계면활성제와 함께 있어도 살균력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치약 생산업체들은 전부 '미원상사'의 원료를 납품받았다가 행정처분을 받게 됐습니다.
미원상사는 계면활성제의 보존제로 CMIT/MIT를 투입했는데, 업체들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문제의 원료로 치약을 제조했습니다.
식약처는 "치약 제조업체들은 원재료의 품질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제의 원료를 제조한 미원상사에 대해서는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입니다.
아모레퍼시픽, 부광약품 등은 정부의 전수조사 전에 이 성분이 섞인 원료를 납품받았다는 사실을 자진해서 공개하고 문제의 원료를 이용해 제조한 치약 제품을 수거하고 있습니다.
이날 추가로 확인된 국보싸이언스, 금호덴탈제약, 대구테크노파크, 동국제약(금호덴탈제약 위탁제조), 성원제약, 시온합섬, 시지바이오(금호덴탈제약 위탁제조), 에스티씨나라 등 업체들도 문제 치약의 회수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식약처는 "비슷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원료 공급업체를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고, 지도 교육하겠다"며 "유통 중인 제품도 모니터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대처 방안을 밝혔습니다.
이날 추가로 CMIT/MIT가 확인된 치약 품목 수는 149종으로 많지만, 이들 치약의 시장 점유율은 크지 않은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치약 시장은 LG생활건강(41.2%), 아모레퍼시픽(25.6%), 애경(17.8%)이 85% 가까이 점유하고 있어 나머지 업체들의 시장 영향력은 작은 편이라고 식약처는 밝혔습니다.
CMIT/MIT는 기화된 상태에서 폐로 흡입하면 호흡곤란 등 인체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으나 구강 점막이나 소화기관 등을 통해 흡수하는 경우에는 위해가 크지 않은 물질입니다.
그런데도 이 성분을 치약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식약처의 현행 고시는 당분간 개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식약처는 "치약의 보존제를 3종으로 제한한 현재 규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허용된 보존제에서 결정적인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지
식약처는 국내에 수입된 치약은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식약처는 "수입산 제품은 국내 허가를 받을 때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한다"며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