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30일 사드배치 지역을 성주 골프장으로 최종 결정하자 성주군은 수긍한 반면 김천시와 원불교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0시께 경북도 성주군 김천시를 찾아 사드배치 제3부지가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 골프장으로 결정됐다고 통보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날 “시뮬레이션 결과 성주골프장이 가장 뛰어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의 이같은 설명에 대해 김항곤 성주군수는 일단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성주군은 지난 7월 성산포대가 사드배치 지역으로 발표되자 군민들이 크게 반발했고, 김 군수는 국방부에 “성주군 내 제3 부지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도 이날 국방부 설명이후 “군의원들과 협의한 뒤 최종 방침을 내놓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성주골프장 인근에 위치한 김천시와 성지가 있는 원불교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이날 사드 후보지 설명을 위해 김천시를 방문한 황희종 국방부 기조실장과의 면담조차 거부했다. 지난 27일부터 단식에 들어간 박 시장은 “국방부가 성주골프장에 사드 배치를 통보하러 왔다면 만날 필요가 없다”며 만남을 거절했다. 김천시민들의 반발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기수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매일 촛불집회를 여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청와대 항의서한 전달 등 상경 투쟁도 벌이겠다”고 반발했다. 또 한반도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도 이날 “김천 주민과 연대해 사드배치를 위한 정부의 모든 기도를 분쇄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성주군민간 갈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성주골프장 확정 발표에 원불교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원불교는 이날 국방부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사무여한(死無餘恨)’의 법인정신으로 정부의 부당한 결정에 맞서 가장 단호하게 맞서 나갈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원불교는 이날 “사드 배치 결정 강행은 우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며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고 반발했다.
국내 4대 종단 중 하나인 원불교가 이처럼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성주골프장 입구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종단의 2대 종법사(최고 정신적 지도자)인 정산 송규 종사의 생가터와 구도지가 있기 때문이다. 주산 송도성 종사의 생가터도 인근에 있다. 정산 송규 종사는 ‘원불교’라는 교명을 처음 사용하고 오늘날의 원불교 체계를 세운 인물이다. 앞서 원불교는 28일 성주 성지 대각전 앞에서 원불교 성직자 1000여명이 참석하는 출가 교역자(성직자) 총회를 비상 소집하며 성지 수호 결의를 다졌다. 불교와 천주교 개신교 등 7대 종단이 가입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대표회장 김영주)도 지난달 28일 “사드배치의 효용성을 논하기 전에, 인류의 가치가 충분히 숙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불교는 국내 4대 종단 중 하나며 성직자 2000명, 교도 120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국회는 이번 결정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지난 달 30일 오전 열린 ‘새누리당 북핵사드본부 간담회’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정부는 발표 이후 최종적 사드 배치가 원만하게 이뤄지기 위해 후속조치를 취하는데 범정부적인 최선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성주군이 지역구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도 “성주 초전 골프장으로 최종 사드 부지를 확정한 국방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향휘 기자 / 우성덕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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