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발부…유족 "절대 부검 원치않아"
↑ 백남기 농민/사진=MBN |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시위에 참석했다가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이후 이달 25일 사망한 농민 백남기(69)씨에 대한 부검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8일 오후 8시30분께 서울중앙지법이 백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했다고 전했습니다.
법원은 영장을 발부하면서 부검 장소와 참관인, 촬영 등 절차를 유족과 협의해 결정하고 부검 실시 시기·방법·절차·경과에 관해 유족 측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 및 공유하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부검 장소와 관련해 유족의 의사를 확인, 서울대병원에서 부검을 원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으로 부검장소를 바꾸라는 것입니다.
참관인 역시 유족이 희망할 경우 유족 1∼2명, 유족 추천 의사 1∼2명, 변호사 1명의 참관을 허용하라고 적시했습니다.
법원은 또 부검 시 시신 훼손을 최소화하고 부검 절차를 영상으로 촬영하도록 했습니다. 영장의 유효기간은 다음 달 25일까지입니다.
법원은 "사망원인 등을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되, 부검의 객관성·공정성·투명성 등을 높이기 위해 방법과 절차에 관한 구체적 조건을 명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검 집행 과정에서 유족과 협의를 거치게 되므로 실제 부검을 실시하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특히 유족과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으면 자칫 유효기간 내에 영장 집행을 못하게 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경찰도 이날 "유족 측 입장을 고려해서 집행하므로 오늘 밤 영장 집행 계획은 없다"며 "내일도 유족과 접촉해 의견을 듣는 게 우선이다. 유족 의견을 최대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족과 투쟁본부 등 시민단체는 백씨의 사인이 경찰 물대포에 의한 외상이 명확해 부검이 필요 없으므로 부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물리적 충돌 전망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백씨의 딸 도라지씨는 영장 발부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이날 오후 10시30분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투쟁본부가 연 기자회견에서 "저희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만든 사람들 손에 다시 아버지 몸이 닿게 하고 싶지 않다"며 "우리 가족은 절대 부검을 원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김영오 백남기 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투쟁본부는 부검에 절대 반대하며, 경찰이 부검을 강행하면 있는 힘을 다해 막아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기자회견에는 안호영·박주민·노회찬·윤소하 등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국회의원들도 참석했습니다.
경찰은 백씨에 대한 부검영장을 사망 당일인 25일 신청했다가 법원이 이를 한 차례 기각하자 의견서 등을 덧붙여 27일 재신청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민중총궐기 시위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옥중서신을 공개해 올해 11월 총력투쟁을 예고했습니다.
한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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