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102보충대…사나이 눈물과 이별의 추억 안고, 역사의 뒤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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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102보충대/사진=연합뉴스 |
전국 유일의 입영부대인 제102 보충대는 수많은 이별과 기약의 추억이 서려 있습니다.
국방개혁의 하나로 2014년 12월 의정부 306 보충대가 63년 만에 해체됐지만, 102보충대는 유보돼 오다 27일 마지막 입영행사를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102 보충대는 6·25전쟁 중인 1951년 3월 제주도에서 창설된 훈련소입니다.
이후 1953년 8월에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에 자리를 잡았다가 1967년 신북읍 율문리를 거쳐 1987년 10월 현 위치인 신북읍 용산리로 옮겼습니다.
102보충대는 그동안 강원지역에 입대하는 전국 각지에서 온 장정이 3박 4일간 입소해 신병교육을 받을 부대배치 전까지 대기하는 부대입니다.
매주 화요일 1천여 명, 연간 4만5천 명의 신세대 젊은이가 102보충대에서 군인으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그만큼 수많은 사연이 102보충대에 고스란히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버지는 대를 이어 국방의무를 하게 되는 아들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바라봤습니다.
어머니는 품 안에 자식을 떠나보내며 하염없이 눈물을 훔쳤습니다.
아들은 혼자 남게 될 어머니 손을 놓지 못하다 처음으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고 고백하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앳된 아들의 거수경례에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아버지는 애써 담담하게 뒤 뒤돌아섰지만 쨍한 코끝과 붉은 눈시울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큰절하고 부대로 들어가는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는 축축한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하염없이 바라봤습니다.
연인들에게는 이별의 포옹과 사랑의 언약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영원한 사랑의 약속을 했지만 두 번째 휴가 때는 남남이 되는 일도 많았습니다.
연병장은 더 많은 사연으로 가득합니다.
낯선 보급품을 받아들고 내무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악으로 깡으로 쏘는 함성은 앞산에 부딪혀 그리움의 메아리로 되돌아왔습니다.
'작대기 하나' 달기까지 얼마나 많은 취침과 기상나팔 소리를 들어야 했던지, 사제 음식을 떠올리며 그 힘든 '선착순'을 버텼습니다.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았습니다.
전방 부대로 배치되던 날, 3박 4일 동안 짧은 기간이었지만 동기들과 뜨거운 전우애를 사진 한 장에 남겼습니다.
각 부대로 헤어지는 사진 속 포즈 속에는 어느덧 군인인 된 까까머리 동기생들의 파이팅에서 앞으로의 포부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102 보충대는 당대 최고 스타들의 입대장소로도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태양의 후예'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송중기를 비롯해 송승헌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스타들이 이곳을 통해 줄줄이 입영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과 중국에서 온 팬들이 몰려 연예뉴스 1면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27일 마지막으로 입소한 800여 명의 장정은 연병장에서 입영식을 한 뒤 생활관과 부대시설 소개를 받고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신상명세서 등을 작성했습니다.
이날 25년 전 102 보충대를 입대한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있고 입영한 최광식(21) 장정도 이곳에서 뜻깊은 사연을 만들었습니다.
최 씨는 "아버지도 102 보충대를 거쳐 양구지역에서 군 생활을 했다"며 "아버지가
마지막 입영장정은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제1야전군 예하 사단별 신병교육대로 이동합니다.
102 보충대는 이번 입영장병 관련 업무를 마치고 11월 1일 공식 해체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