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는 말을 뜻하죠.
'멕시코인들은 강간범이다'
'아흔살 노인은 대체 언제까지 살아있을 것인가'
우리도 뭐 다르지않습니다.
이젠 말하기도 지치는지, 이런 피켓까지 들고 있으니까요.
이처럼 정치권의 막말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나 있어왔고 갈수록 더 독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치인들이 막말을 하며 싸우는 이유는 뭘까요?
지난 24일 새벽,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통과 됐지만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 해임건의안을 거부했고, 여야는 물론 청와대까지 그야말로 막말 설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반쪽이 됐죠.
말은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여당 대표는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했고, 의원들은 1인 시위에 나셨습니다.
자, 또 한번 묻겠습니다. 이들은 누구를 위해 싸우는 걸까요?
지난 추석 연휴에 미국을 방문했던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하나같이 협치를 강조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이었죠.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 모두가 국민을 대표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럼 이들이 싸우는 이유는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겠죠? 그렇다면 싸움에서 이겼을 때 국민은 이들을 지지해줄까요?
트럼프의 막말을 가장 부끄러워하는 이들은 그를 반대하는 미국 국민이라고 하죠. 끝없는 정쟁과 막말에 협치를 기대했던 우리도 국민이 수치스러워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 막말도 좀 다른게 있습니다.
지난 6일, 아세안정상회의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게 욕설까지 퍼부은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 주가 폭락과 정상회담 취소로 대외적으로 그는 폭군이 됐지만, 정작 필리핀 국민들은 그를 더욱더 믿고 지지하게 됐습니다.
'필리핀은 더 이상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라는 한마디 때문이었죠.
미국은 두테르테의 마약사범 퇴치 정책에 대해 인권 침해라며 비판 했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대응했습니다. 이 한 번의 사건으로 필리핀은 미국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나라가 됐죠.
이렇게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하는 막말은 국민의 박수를 받게 될겁니다.
막말은 대선이 다가오면 더 심해집니다. 국민보다는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맞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정치 공세는 계속 되겠지요.
내년 대선에서도 마음에 드는 후보가 있어서 투표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투표해야하는 국민이 더 늘어나면 어쩌죠. 그나마 덜 싫은 사람에게 투표해야하면 어쩌죠. 서글플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