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1)의 첫 공판에서 검찰이 ‘5조원대 분식회계’ 규모를 산정한 근거를 상세히 밝히며 대우조선해양 전 경영진을 작심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 심리로 26일 열린 1회 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고 전 사장 측은 “분식회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 없고, 분식회계 규모나 액수도 분명하지 않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경영관리팀의 예산 담당과 회계팀의 재무제표 작성 담당 등 내부 직원 2명이 직접 분식내역을 도출했고, 회사에 유리한 입장까지도 반영했다”며 “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검찰과 금감원 직원이 이를 토대로 분식회계 규모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분식 규모에 이견을 제시하는 고 전 사장 측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어 “고 전 사장은 지위 보전과 연임 등 사익을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원가를 조작했고, 연초에 세워둔 공격적인 경영목표에 맞춰 재무제표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추정 제조원가를 고의로 줄여 이익을 부풀리는 회계사기가 ‘변형된 폰지 사기(Ponzi Scheme)’와 다름 없다는 최중경 공인회계사 회장의 인터뷰를 인용하기도 했다.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배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와 새로 수주한 배의 이익을 부풀려 이미 건조된 배의 비용을 지불하는 분식회계가 비슷하다고 봤다.
고 전 사장은 2012~2014년 회계연도의 예정원가를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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