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구조공단, 수년간 적자 속 수십억 성과급 잔치
↑ 법률구조공단 / 사진=MBN |
수년간 적자에 허덕이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소속 변호사들에게 수천만원대 소송성과급을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공단은 재정을 아끼겠다며 본연의 업무인 서민 법률구조 혜택은 줄이고 나섰습니다.
26일 법조계와 공단 등에 따르면 공단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19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면서도 100여명에 가까운 소속 변호사에게 연평균 2천400만원의 소송성과급을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단은 2012년 19억원, 2013년 21억원, 2014년 29억원, 작년 44억원의 일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공단은 내부 지침에 따라 98명의 소속 변호사를 대상으로 재직 기간에 따라 3년 이상은 연 1천920만∼2천640만원, 2년 이상은 1천440만∼1천980만원, 1년 이상은 960만∼1천320만원의 소송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소송성과급은 일종의 소송 성공보수 수당입니다. 형사 사건의 변호사 성공보수가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금지됐지만, 정부지원금을 받는 공단이 내부 지침을 근거로 여전히 성공보수를 준 셈입니다.
실제 소송을 하지 않는 변호사까지 성과급을 받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침에 따르면 소송 업무와 관련이 없는 공단 본부와 법문화교육센터에서 일하는 변호사도 성과급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는 법률구조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에 한해 소송성과급을 주도록 한 법률구조사건처리규칙 35조 위반입니다.
공단은 또 적자에도 불구하고 변호사 수 늘리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공단노조 등에 따르면 법률구조법에 따라 공단이 인건비 국고보조를 받는 변호사 수는 73명(작년 기준)인데 실제 변호사는 98명입니다. 25명의 인건비는 국고보조 없이 공단 예산으로 충당합니다. 게다가 소송성과급은 한 푼도 국고지원이 안 됩니다.
심각성을 인식한 공단이 지난해 변호사 임금을 동결하고, 변호사 직급을 6급 상당으로 채용하려 했지만, 변호사들 반발로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현금으로 주던 특정업무경비도 회계 투명화를 위해 작년 10월부터 법인카드로 바꿨다가 변호사들이 반발해 8월부터 다시 현금으로 환원했습니다.
공단은 대신 서민·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법률구조 사업을 줄이는 식으로 대처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올해부터 기초연금수급자를 법률구조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무료 법률구조 대상이던 범죄피해자나 장애인의 경우 올해부터 일정 소득 이하인 사람에게 변호사 보수만 면제해줍니다. 그동안 지원됐던 인지대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아직 설립 30년이 안 돼 그동안 정년퇴직한 직원이 거의 없어 고액 연봉자가 늘면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며 "변호사 급여 현실화, 수익구조 개선 노력과 함께 퇴직자가 늘면 재정이 차츰 정상화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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