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 화재, 초인종 의인 발인…각자도생 시대 속 빛난 희생정신
↑ 서교동 화재/사진=연합뉴스 |
화마로부터 이웃들을 구하고 숨진 '서교동 화재 의인' 고(故) 안치범 씨의 발인이 22일 오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러졌습니다.
매형 이재철(33)씨가 빙그레 웃는 안씨의 모습이 담긴 영정사진을 들고 나서자 어머니 정혜경(57)씨와 누나가 오열하며 뒤를 따랐습니다.
아버지 안광명(62)씨는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정씨는 검은 운구차로 옮겨진 아들 관을 어루만지기만 했고, 안씨 역시 말 없이 부인을 다독였습니다.
안씨는 9일 자신이 살던 마포구 서교동의 한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나자 먼저 대피해 신고를 한 뒤 다시 건물에 들어가 초인종을 누르고 소리를 질러 이웃들을 대피시켰습니다.
이웃들을 화마에서 구해낸 안씨 자신은 정작 연기에 질식, 병원으로 옮겨져 사경을 헤매다 10여 일만인 20일 새벽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유족들에 따르면 안씨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장애인 봉사활동을 하는 등 선행도 활발히 했습니다.
이씨는 "처남은 워낙 심성이 바른 친구였다"면서 "그 순간에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게 나는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정관계 인사들도 안씨의 빈소를 찾아 그의 영웅적인 행동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1일 저녁 국회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조문록에 "고인의 용기와 값진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황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살면서 조문을 많이 다니지만 참 의미 있는 조문이었다"라며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정작 자신은 질식해 입원한 지 11일 만에 숨을 거둔 28세의 안치범 씨, 언론은 "초인종 의인"이라고 부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해드리고 왔다"며 "이름 석 자와 함께, 그의 희생정신을 영원히 기억하는 게 우리 사회의 도리가 아닐까"라고 밝혔습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전날 저녁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서 "어른들의 걱정과 달리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이 안씨처럼 의로운 사람이 많은데 안타깝다. 안씨가 의사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2일 낮 빈소를 찾아 유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박 시장은 트위터에 "미안하고 참 미안하다"며 "의인 고(故
한편,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된 중국동포 김모씨는 검찰에 송치된 상태입니다.
경찰은 김씨가 여자친구와 다투고서 화가 나 불은 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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