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전 한국산업은행장(71)이 2009년 12월 지식경제부가 70억원을 투입한 ‘신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 사업’ 주관기관을 선정할 때 자격 미달로 탈락한 측근의 업체를 선정해주라고 압박한 정황이 포착돼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수사 중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당시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던 강 전 행장은 지경부 담당 국장을 사무실로 직접 불러 측근 김 모씨(46·구속 기소)가 대표로 있는 바이오업체 B사에 사업권을 주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이에 B사는 ‘이의 신청’ 절차를 통해 사업권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B사는 강 전 행장 도움으로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도 투자금 55억원을 받은 회사다.
특수단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이 강 전 행장 지시로 B사에 지급한 투자금과 용역계약비 55억원은 결국 전액 손실 처리됐다”며 “죄질이 아주 무겁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강 전 행장에 대해 자회사 대우조선과 지경부 측을 압박해 B사에 투자금을 지급하게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제3자 뇌물수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고교 동창인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68)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대출 청탁과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특경가법상 알선수재)도 있다. 종친의 건설업체 W사에 50억원대 일감을 몰아주도록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압박한 혐의도 적용됐다. 강 전 행장의 구속 여부는 2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주류 수입업체 D사의 관세 무마 로비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측근들을 대우조선 등에 고문으로 앉히고 수억원대 급여를 타가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해외에 머물고 있는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47)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 위해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수단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검찰 소환 요구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검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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