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생션을 맡겼나.’
보험사기를 적발해내야 할 보험사의 조사관이 오히려 보험사기에 가담한 브로커와 의사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횡령과 공갈, 변호사법 위반 둥 혐의로 국내 K보험사 보험사기 조사실장 김모(47)씨를 구속해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 육군 특수전사령부 전·현직 대원들의 보험사기 사건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브로커 A(29)씨에게 접근해 돈을 받아낸 뒤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A씨에게 “보험사기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게 해주고 받은 수수료가 환수되기 때문에 그에 대비해 내가 돈을 보관하겠다”고 제안하고 차명 계좌로 4100만원을 입금받았다.
그는 이 돈 가운데 1900여만원을 자녀의 학비와 유흥비, 식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다.
구속된 김씨는 지난 1월 정형외과 의사인 김모(53)씨가 특전사 대원들에게 허위진단서를 발급한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되자 그에게 접근해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씨는 의사에게 “나와 브로커가 입을 맞춰 혐의가 없게 해주겠다”며 4억원을 요구했다.
보험사 조사실장 김씨는 경찰 출신으로 2002년 경장을 끝으로 퇴직하고 보험사에서 특별조사 업무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앞서 특전사 전현직 대원들의 보험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인지해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 현재 경찰은 특전사 보험사기에 연루된 63명을 군검찰로 송치하고 476명에 대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를 경찰에 알려야 하는 위치에 있는 조사관이 이를 악용해 브로커와 의사에게 접근해 돈을 받은 돈을 받아 쓴 모럴해저드의 전형”이라며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은 사람과 이를 발급한 의사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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