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대신 팔아주겠다” 빼돌려 주식에 탕진

수억원에 달하는 슈퍼카를 대신 팔아주겠다며 고객으로부터 차량을 받고는 판매대금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중고 시가 5억원 상당의 람포르기니 아벤타도르 차량을 위탁판매해주겠다고 속이고 이를 판 돈을 주식에 탕진한 혐의(사기)로 중고차 알선업자 김모(45)씨를 구속하고, 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고차 딜러 백모(3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3년 전부터 전업투자자인 재력가 이모(35)씨의 외제차량을 수차례 대신 매매해주며 이씨와 친분을 쌓아왔다. 거래 때마다 이씨로부터 주식종목을 추천받아 중고차 중개수수료 이상의 수익을 얻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1월에도 이씨의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를 처분해주겠다며 차량을 넘겨받고는 이씨 몰래 중고차 딜러 백씨를 통해 3억6000만원에 차량을 팔아넘겼다. 그리고는 판매대금으로 이씨가 추천해준 종목에 투자했다. 단 10여일 만에 30% 넘게 주가가 오르자 김씨는 이른바 ‘작전주’에까지 투자범위를 넓히다 해당 종목이 상장폐지되면서 투자금을 몽땅 잃고 말았다. 그러면서 이씨에게는 “마땅한 차량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둘러대며 이씨의 의심을 피해왔다.
사건의 전말은 이씨가 위탁판매를 의뢰한 지 수개월이 지나도 매매 소식을 통보받지 못하자 지난 6월 김씨를 경찰에 고발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큰 돈을 벌 욕심에 눈이 멀어 이씨를 속이게 됐다”며 “원래 차를 잠깐만 맡기고 수익이 나면 차를 다시 찾아올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등록 알선업자를 통한 중고차 거래는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