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전 만드는 것도, 사는 것도 전쟁이지요."
↑ 사진= 연합뉴스 |
추석을 하루 앞둔 14일 새벽 경남 창원시 성산구 대단지 아파트 지하상가 튀김·전 가게가 야단법석입니다.
진한 식용유 냄새가 진동하는 지하 식당가 곳곳에 이른 아침부터 튀김과 전을 사려는 손님들이 길게 줄지어 선 모습이 눈에 띕니다.
추석 차례상에 반드시 오르는 튀김과 전은 과거 집에서 튀기거나 구었지만, 요즘엔 사 먹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맞벌이 부부와 핵가족화로 명절 음식을 직접 집에서 준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튀김과 전은 뜨거운 불 앞에서 기름으로 조리해야 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더 힘듭니다.
가게마다 이 시기에는 적잖은 하루 일당을 주고 솜씨 좋은 주부 10여 명을 불러 전쟁을 치릅니다.
이 상가 지하 반찬가게 대부분은 이 시기에 아예 다른 반찬을 제쳐놓고 튀김·전 만들기에 집중할 정도입니다.
튀김집 아르바이트는 종일 불 앞에서 튀김을 만들고 전을 부치기 때문에 하루 꼬박 일하고 나면 온몸엔 기름이 배이고 녹초가 됩니다.
한 가게 주인 김 모(59) 씨는 "추석 코앞에는 예약주문도 받지 않고 당일 만들어 바로 팔아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습니다.
전통시장에서도 추석과 설 명절이 다가올 때 가장 바쁜 곳이 튀김·전 가게입니다.
김해시 동상동 전통시장에서 3대째 가게를 운영하는 박옥희(62) 씨는 "명절에 가장 고된 장사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한쪽에서는 일당을 주고 고용한 여성들이 대형 솥과 프라이팬에서 부지런히 노릇노릇한 튀김과 전을 만들었습니다.
이 가게에도 차례상에 올릴 각종 튀김과 전을 사려는 이들로 붐볐습니다.
박 씨는 명절 하루 전까지 찾아오는 단골을 위해 튀김과 전을 만들어 팔고 있는데 대형마트 공세에 갈수록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명절 특수를 노리고 튀김과 전 등을 묶어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제수용품 등으로 팔고 있습니다.
마트를 찾는 손님
박 씨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새우튀김은 개당 800원씩 받는데 우리 시장에서는 5개에 2천원으로 개당 가격으로 치면 절반 값"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가격도 훨씬 저렴한 데다 정까지 가득 담아 덤으로 주는 튀김·전을 맛보는 곳은 역시 전통시장"이라고 자랑했습니다.